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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정몽규 ‘모빌리티그룹’ 도약, 아시아나항공 재무 건전성 악화에 발목

기사입력 : 2020-09-04 00:05

정 회장, 아시아나 인수로 ‘건설・항공・레저’ 3대축 구축 추진
채권단, 계약 해지 통보…지난해 8월 매각 공고 1년 만에 원점
아시아나항공,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불구 부채비율 2365%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 산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기인한다. 우선 협상 대상자로서 계약이 원활히 성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며 계약 이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아시아나항공은 HDC그룹 편입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이다.”-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기자회견에서 정몽규닫기정몽규기사 모아보기 HDC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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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 HDC그룹

‘모빌리티그룹 도약’이라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사진)의 꿈이 잠깐 멈춰졌다. 발목을 잡은 것은 위험을 넘어 심각한 수준인 아시아나항공 재무 건전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항공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 채권단, 이르면 이번주 계약 해지 통보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 주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에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 계약 해지를 통보한다. 지난해 8월 매각 공고한 지 약 1년 만에 M&A가 멈춘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측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만났는데도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HDC현산과 M&A는 끝난 것으로 봐야하고, 협상 당사자인 금호산업이 곧 계약해지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계약 해지 통보는 HDC현산이 전날(2일) “12주 재실사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에 기인한다. 해당 답변은 지난달 26일 정몽규 회장과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회장 회동이 시발점이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M&A 관련 최대 1조50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제시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산은 등 채권단은 HDC현산과 계약을 해지할 경우 바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원 금액은 올해 연말까지 필요한 자금으로 최대 2조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해당 행보는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만남 이전에 ‘플랜B’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딜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산은과 HDC그룹은 해당 내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HDC그룹 관계자는 “언론에 노딜이라는 내용이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도 “현재 매각에 대한 내용은 언론 등을 토대로 확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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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추이. 단위 : %. /자료=아시아나항공.

◇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2365%

정몽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재무 건전성’이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많은 개선이 이어졌지만 결국 2000%가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올해 2분기 부채비율은 2365.96%다. 2017년 720.2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높아졌다. 2018년 814.81%, 2019년 1795.22%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는 1만6833.07%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상승세를 막았지만 여전히 인수 대금 외 향후 투입해야 하는 자금이 적지 않다.

2분기 실적 반등을 이끈 ‘화물’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연말까지 화물 특수가 이어질 거라는 예측과 더 이상 실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화물 운임 급증으로 항공업계의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경쟁 심화로 코로나19 어려움 타개는 힘들다는 우려가 공존, 정 회장이 장고 끝에 인수 포기 결정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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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HDC현대산업개발이 경영권을 인수한 오크밸리(現 HDC리조트)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 HDC, 건설・항공・레저 시너지 기대

사실상 ‘노딜’로 끝났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정몽규 회장의 모빌리티그룹 도약의 ‘화룡점정’이었다. 해당 M&A를 통해 HDC그룹은 건설・항공・레저 3대 사업을 축으로 성장을 꿈꾼 것. 올해 신년사에는 이런 정 회장의 의중이 잘 드러난다.

권순호 HDC현산 사장은 지난 1월 ‘2020년 신년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차질 없이 마무리해 빠른 안정화와 통합을 이뤄내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HDC그룹에 있어 다시 오지 않을 터닝포인트로 그룹 외연 확장에 따라 항공·교통·물류 인프라 등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쌓아온 부동산·인프라 개발 노하우와 금융기법의 적극적인 결합 등을 바탕으로 개발과 금융을 결합한 종합 금융부동산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부동산 금융의 실질적 활용을 통해 개발, 운영, 보유, 매각 등 사업 단계별 포트폴리오를 안정시키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역시 기대됐다. 디벨로퍼를 지향하는 HDC현산의 경우 준공 후 부동산 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아시아나IDT와의 궁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디벨로퍼는 택지 개발부터 준공 후 부동산 관리까지 전 단계를 책임지는 사업이다. 아시아나IDT가 제공하는 ‘IBS(Intelligent Building Systems)’은 빌딩 통합관리, 정보통신시스템 등을 수행, 빌딩 통합관리를 통해 시공 능력 외에도 임대 관리 등의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됐다.

레저사업 또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너지로 꼽혔다. HDC현산은 지난해 6월에 인수한 HDC리조트(前 오크밸리리조트)와 함께 레저 역량을 높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직후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HDC현산은 오크밸리 리조트 등 레저분야와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항공업계에서 M&A를 성사시켰다”며 “특히 레저와 항공은 면세점과 항공사와의 관계처럼 매우 효율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 올해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양 측에서 공식적인 발언이 나오지 않았지만, 정몽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를 토대로 향후 정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모빌리티그룹 도약을 추진할지 이목이 쏠린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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