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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4(월)

LG생건 vs 아모레 “바꿔야 산다”…K뷰티 터줏대감의 변신 [정답은 TSR]

기사입력 : 2025-08-04 05:00

(최종수정 2025-08-0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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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엔데믹 이후 저성장…중국 의존도 커져
아모레, 코스알엑스 인수 효과…관세 위협 ‘불씨’

LG생건 vs 아모레 “바꿔야 산다”…K뷰티 터줏대감의 변신 [정답은 TSR]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해방기인 1945년 전후로 탄생한 국내 K-뷰티 전통기업이다.

스킨로션, 메이크업, 생활용품 등 용모를 가꾸는 데 필요한 모든 제품을 생산한다. 또한, 인삼에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사포닌 성분을 추출해 한방화장품이라는 K-뷰티만의 정수도 보여줬다. LG생활건강의 더후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그 주인공이다.

더후와 설화수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터지기 직전까지 최대 호황기를 누렸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방화장품 인기가 높아지면서 면세점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빗장을 걸었고, 이는 K-뷰티 판도마저 흔들어놓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간 이어졌고, 이 기간 가성비로 무장한 중소 K-뷰티 브랜드들이 대거 약진했다

K-뷰티 전통강자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거꾸로 가게 된 배경이다. 엔데믹 이후 차츰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수출과 유통망에 다변화를 주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저성장 여파 속 주가마저 부진…배당수익률 1%대
3일 한국금융신문은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통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총주주환원율(TSR)을 산출했다.

데이터 집계 기간은 엔데믹 무렵인 2022년 말부터 최근 2025년 7월 29일까지로 잡았다. TSR은 주가수익률과 배당수익률을 합산한 값으로, 주주가 주식을 산 후 일정 기간 주가 차익과 배당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의미한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2022년 말 이후 현재까지 TSR이 각각 –53.67%와 –2.68%로 집계됐다. 예컨대 주주 A, B가 엔데믹 시점에 맞춰 두 회사 주식을 1000만 원씩 샀다고 가정해보자. LG생활건강 주식을 산 A는 536만7000원을,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산 B는 26만8000원을 잃게 된다는 결과다.

LG생활건강은 2022년 12월 31일 72만2000원(종가 기준)에서 2025년 7월 29일 32만3500원까지, 주가가 –55.19% 하락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 2022년 매출 7조1858억 원을 달성한 후 2023년 6조8048억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2024년에는 6조8119억 원으로 횡보하며 저성장에 갇혔다. LG생활건강의 지난 3년간 누적 배당수익률은 1.52%에 그쳤다. 주당 배당금이 2022년 4000원에서 2023년과 2024년 3500원으로 소폭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022년 12월 31일 13만7500원에서 2025년 7월 29일 13만1100원으로, 주가가 –4.65%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최근 3년간 매출은 2022년 4조1349억 원에서 2023년 3조6740억 원, 2024년 3조8851억 원으로 LG생활건강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배당수익률은 1.97%로, LG생활건강과 큰 차이가 없다. 주당 배당금은 2022년 680원에서 2023년 910원, 2024년 1125원으로 조금씩 올렸다.

두 회사의 TSR 차이는 사업 전략에서 희비가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2조1117억 원으로, 전체(6조8119억 원)의 약 31.0%를 차지한다.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은 1조6789억 원으로, 전체(3조8851억 원)에서 약 43.2%를 가져간다. 내수 침체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LG생활건강이 상대적으로 크게 타격을 받은 셈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수출 다변화로 이를 타개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중국’ vs 아모레퍼시픽 ‘미국’…상반된 전략
LG생활건강은 현재 해외에서 중국과 미국, 일본, 캐나다 등 23곳에 법인을 뒀다. 생산공장은 중국 2곳과 베트남,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5곳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중국과 미국, 일본, 캐나다 등 16곳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한다. 생산공장은 중국 상하이 1곳이다. 이러한 노력에 내수와 달리 두 회사 모두 해외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3년간 해외 매출이 2022년 2조1819억 원에서 2023년 2조323억 원으로 감소했으나, 2024년 들어 2조1117억 원으로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도 마찬가지로 해외 매출이 2022년 1조4733억 원에서 2023년 1조3918억 원으로 줄었으나, 2024년 1조6789억 원으로 반등 중이다.

K-뷰티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만큼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모두 해외로 눈을 돌려 사업을 재정비, 수출 다변화를 꾀했다.

여기서도 양 사의 전략 차이가 난다.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 더페이스샵이나 비욘드 등 저가 브랜드를 함께 공략하는 것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로드숍 기반의 브랜드를 철수하고 나섰다.

미국에선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자회사 더에이본컴퍼니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나 아모레퍼시픽은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인수하면서 북미 매출이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기준 LG생활건강 중화권 매출은 전년 7514억 원에서 12.5% 오른 845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해외 매출의 40.0%에 이르는 규모다. 이 기간 북미권 매출은 전년 6038억 원에서 13.2% 빠진 5241억 원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중화권 매출이 전년 6962억 원에서 26.7% 준 5100억 원으로 나왔다. 하지만, 북미지역을 포함한 서구권 매출은 3385억 원에서 6949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부풀렸다.

아모레퍼시픽 해외 사업에서 중화권 비중은 50.0%에서 30.4%로 축소됐으나, 서구권은 24.3%에서 41.3%로 몸집을 키운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국 비중이 커진 LG생활건강이 주가에서 손해를 봤다. 다만, 아모레퍼시픽 역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지속하면서 향후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더후·설화수 올리브영에…다이소 전용 브랜드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한방화장품 라인 ‘더후’와 ‘설화수’ 리브랜딩에 힘을 줬다. 우선 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 벗어나 올리브영이나 온라인몰로 유통망을 확장했다.

더후는 스킨로션 제품에서 아이크림이나 선크림, 립밥 등으로 카테고리도 넓혔다. 설화수는 안티에이징 기능에 초점을 맞추면서 선크림과 비누 등을 내놓았다. 아울러 브랜드 모델에서 더후는 배우 김지원을, 설화수는 가수 겸 배우 임윤아를 발탁하면서 한류 마케팅에 나섰다.

국내에선 가성비 제품을 내세워 다이소까지 파고들었다. LG생활건강은 다이소 전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이너뷰 바이 리튠(INNERBEAU by re:tune)’을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2030대 남성 고객층을 겨냥한 ‘프렙 바이 비레디(Prep by B.READY)’를 다이소에 입점시켰다. 이는 모두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를 주축으로 중저가 K-뷰티가 가성비를 앞세워 인기를 끌면서 나온 현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LG생활건강은 1947년 창립한 회사로, 명실상부 K-뷰티 전통강자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을 기점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해져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두 기업 모두 기존 사업 전략을 뒤집고, 수출과 유통망에서도 다변화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정애닫기이정애기사 모아보기 LG생활건강 대표는 “연구개발(R&D) 프로세스 혁신과 외부 협업을 통해 경쟁사보다 더 빠르고, 인디 브랜드보다 신뢰도가 더 높은 품질로 해외 고객들에 인정받겠다”고 밝혔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도 “중국 사업 재정비를 연내 마무리하고, 한국은 수익 기반 경영을 지속해 매력 있는 브랜드와 서비스로 경쟁력을 키우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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