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규 회장, 6일 입장 발표
HDC현산 측은 “매도인 측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제안을 전면 거부하고 거래무산의 책임을 HDC현산에 전가했다”며 “HDC현산은 2019년 12월 27일 인수계약을 체결한 이래 약 8개월 동안 기업결합 신고, 인수자금 조달 등 인수절차에 만전을 기해 왔음에도, 매도인 측이 계약 불이행의 책임을 인수인에 돌린 것에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도인 측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으며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위기가 매도인인 금호산업의 부실경영과 계약 불이행으로 초래된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는 외면한 채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면하는 데만 애를 쓰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매도인 측이 HDC현산에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할 수밖에 없으며, 거래가 종결되지 않은 책임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건전성은 매우 심각하다. 아시아나항공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1만6833.07%다. 자본총계 규모는 709억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11조9701억원으로 금융부채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해당 기간 아시아나항공 금융 부채 규모는 8조3822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건전성은 2017년 이후 꾸준히 악화됐다. 2017년 720.25%였던 부채비율은 2018년 814.81%, 지난해 1795.2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촉발된 ‘C-쇼크’에 따라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정 회장의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 이동걸·박세창, 비판적 입장 발표
정 회장의 이날 입장 발표는 최근 이동걸 산은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그에게 관련 M&A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내비쳐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3일 온라인 현안 브리핑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시 모든 책임은 HDC현대산업개발에 있다”며 “HDC현산이 보도자료를 통해 내세운 주장은 상당 부분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이 있고, 쓸데없는 공방을 마무리 짓고 계약을 종결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더 결정을 미룰 수가 없는 결단의 시점이 왔다”며 “금호는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했고 계약이 무산된다면 원인 제공은 HDC현산이 계약금 반환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발언은 HDC현산이 대면 협상에 응하지 않은 채 아시아나항공 12주 재 실사를 요구한 것을 사실상 ‘인수 포기’ 행보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세창 사장 측도 지난달 30일 HDC현산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그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는 점 등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HDC현산은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HDC현산은 계약체결 이래 현재까지 7개월 동안 대규모 인수단을 파견해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 및 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 및 PMI(PMI: Post-Merger Integration) 작업을 진행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의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에 필요한 모든 협조를 제공했다”며 “이는 국내 M&A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으로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미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의 영업 및 재무상태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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