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산업 "HDC현산, 거래 종결 회피"
박세창 사장 측은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그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는 점 등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HDC현대산업개발은 계약체결 이래 현재까지 7개월 동안 대규모 인수단을 파견해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 및 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 및 PMI(PMI: Post-Merger Integration) 작업을 진행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의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에 필요한 모든 협조를 제공했다"며 "이는 국내 M&A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으로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미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의 영업 및 재무상태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정몽규 회장도 재실사를 요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금호산업이 성명을 발표한 날 아시아나항공이 재실사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재실사 요구의 진정성을 폄훼하는 행위들을 중단하고, 8월 중 재실사 개시에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며 "진정성 있는 재실사 제안이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로 매도됐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선행조건 충족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당사의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지난달 29일 오전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재실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는 경우 혹은 국유화의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항공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의 존폐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상황 점검과 대응 전략을 세우지 않은 채 거래를 종결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 지난해 11월 정몽규 "성공적 M&A" 기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장기화 속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몽규 회장과 박세창 사장이지만 지난해 말에는 '성공적인 M&A' 사례가 될 것이라며 입을 맞춘바 있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국내 최고 재무 건전성을 보유한 항공사로 만들겠다고 밝혔고, 박 사장은 해당 M&A를 통해 금호그룹 재건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를 통해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HDC그룹은 건설, 레저 외 모빌리티라는 또 다른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세창 사장 또한 해당 M&A가 부친인 박삼구닫기박삼구기사 모아보기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그룹 재건' 동력이 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공식화한 지난해 8월 박 사장은 기자들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은 진성 매각인 만큼 매수 의향자와 오히려 서로 터놓고 편하게 애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매각이 순조롭게 성사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아시아나 그룹 및 특수관계나 어떤 형태로든 딜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는 점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자자로 검토 할 계획이며 컨소시엄이나 단독이나 SI, FI 등 종합적으로 놓고 봤을 때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어떤 회사가 가장 금호아시아나에 도움이 될 것인지가 평가대상이 될 것”이라며 "매각이 마무리된다면 그룹을 위해서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 판단해 수행하겠다"며 박삼구 전 회장에 이어 그룹 재건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박 사장의 의견에 따라 금호그룹의 핵심 계열사는 금호산업으로 변화했다.
불과 10개월 전만 해도 정몽규 회장과 박세창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성공적인 매각을 시사했지만, 현재 양측은 매각 장기화에 따른 책임 공방을 펼치고 있다. 또 다른 매각 관련 주체인 산업은행은 다음 주에 관련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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