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사 대표이사 협상 준비 중
대면 협상은 금호의 제의에서 시작됐다. 금호는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종결을 위해서 양측 대표 인사가 만나자”라고 제의했다. HDC현산은 지난 9일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지금부터라도 인수인과 매도인이 서로 만나서 이에 대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양사 대표이사 간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을 제안하며, 향후 원만하게 인수절차를 진행하고자 일정과 장소 등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서는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면 협상이 첫걸음을 뗐지만 순탄하게 굴러갈지는 미지수다. HDC현산과 금호의 입장차가 첨예하다. HDC현산은 ‘12주간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금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거래 종결’이 골자다. 대면 협상 타결 전 재실사 여부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던 것을 고려하면 양측이 만나서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이목이 쏠린다.
◇ 아시아나항공,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HDC현산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모빌리티그룹’ 도약을 외치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협 선정 이후 정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은 국내 대표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본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 산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신년사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권순호 HDC현산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차질 없이 마무리해 빠른 안정화와 통합을 이뤄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HDC그룹에 있어 다시 오지 않을 터닝포인트로 그룹 외연 확장에 따라 항공·교통·물류 인프라 등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분위기가 전환된 것은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촉발된 C-쇼크 등에 기인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재무 건전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졌다.
아시아나항공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1만6833.07%다. 자본총계 규모는 709억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11조9701억원으로 금융부채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해당 기간 아시아나항공 금융 부채 규모는 8조3822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건전성은 2017년 이후 꾸준히 악화됐다. 2017년 720.25%였던 부채비율은 2018년 814.81%, 지난해 1795.2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해의 경우 C-쇼크로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정 회장의 재무 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반등을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1151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1070억원 분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8186억원, 당기순익 116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8년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을 끊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2295억원의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4437억원, 올해 1분기2082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였다.
실적 개선은 ‘화물’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객 수요가 전무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영업 중심을 화물로 전환했다. 그 결과 화물 부분 매출은 올해 2분기에 매출 95% 증가, 영업비용 56% 줄었다. 올해 아시아나항공 화물 수송 물량은 2018년 이후 300만톤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안진아 e베스트투자증권 운송부문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부터 화물운임(원화기준)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도 견조한 화물 매출이 이어진다면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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