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내수 판매 급감에도 작년과 비슷한 호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분기 매출 39조7200억원, 영업이익 3조59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도매 판매 실적이 102만1827대로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했다. 이 가운데 내수 판매량이 16.3%나 줄어든 19만1000여대에 그쳤다. 전기차 설비 공사를 위해 아산공장 가동을 일정 기간 멈춘 영향이다.
다만 내수 부진은 미국 판매 호조가 상쇄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현대차 미국 판매량은 23만8000여대로 전년동기대비 8.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강달러 기조도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 올해 1분기 달러 대비 원화 평균 환율은 1329원이다. 작년 1분기 1276원에 비해 4.1%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 연기 등으로 지난달 1350원까지 뛰었던 환율이 이달 들어 1380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현대차의 2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간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2000억~3000억원 상승한다"고 했다.
DB금융투자 김평모 연구원은 "해외 도매 판매 및 수출 물량이 많은 3월에 원화가 약세를 보인 점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당 이익이 낮은 전기차 판매 비중이 줄어든 점도 수익성에 긍정적이다. 1분기 전기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한 5만3000여대 수준이다. 반면 하이브리드(HEV)는 9만3000여대로 1년 전에 비해 9% 가량 늘었다. 현대차는 HEV 수익성에 대해 "내연기관과 비슷하며, 일부 차종은 더 높다"고 설명한다. 전기차의 경우 사업 전체로 보면 적자이고, 아이오닉5 같은 모델도 미국에선 높은 인센티브를 주고 판매하기에 수익성이 낮은 구조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최근 현대차 실적 전망치를 3조6000억~3조7000억원 수준으로 상향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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