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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몽' 내려놓은 기아...판매 목표 절반으로

기사입력 : 2024-04-0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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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44.5만→21.5만대 23만대 낮춰
현대차그룹 중국 판매량 7년만에 5분의 1 '반등 어렵다'
중국공장 수출기지로...아세안 신시장에서 정면대결

송호성 기아 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송호성 기아 사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기아가 중국 판매 목표를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낮췄다. 10여년 전 '중국몽'을 접고 아세안 등 자동차 신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세로축은 목표 수립 연도이미지 확대보기
세로축은 목표 수립 연도
기아는 지난 5일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30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430만대로 작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다만 지역별 판매목표는 크게 조정했다. 중국 판매량을 기존 44만5000대에서 21만5000대로 절반 이상(23만대) 줄인 것이다. 대신 북미 85만대(1015만→1100만대), 유럽 54만대(698만→752만대), 한국 32만대(528만→560만대), 인도 22만대(378만→400만대) 등 다른 주요 시장 판매 목표치를 상향했다.

중국 시장은 2010년대까지만 해도 현대차·기아의 핵심 시장이었다. 특히 2016년 양사 판매량이 179만2000대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듬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크게 꺾이기 시작한 판매 실적은 매년 줄었다.

'중국몽' 내려놓은 기아...판매 목표 절반으로이미지 확대보기
이후 양사는 중국 장기 부진이 시장 변화에 뒤늦게 대응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기존 저가 라인업을 대거 축소하고 고급차·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022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리브랜딩 전략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기아가 중장기 중국 목표를 크게 낮춘 것은 다시 한 번 중국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아는 '중국 브랜드의 부상'을 자동차산업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꼽으며 전략 변화 이유를 설명했다. 기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내수 점유율은 2019년 40.3%에서 2023년 52.9%로 12.6%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점유율도 같은기간 10.8%에서 17.1%로 6.3%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판매 부진만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차와 대결이 불가피해진 시점이라는 의미다.

기아는 가동률이 부진한 중국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방어와 신흥국 점유율 확보를 동시에 노린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중국공장의 수출 판매를 4년 안에 현재 3배 수준인 25만4000대로 늘린다.

기아 2024 CEO 인베스터데이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2024 CEO 인베스터데이 자료.
현대차도 이와 비슷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산 '쏘나타 택시'를 단종하고 중국공장에서 만든 모델로 최근 재출시한 것이다.

생산거점도 중국·러시아에서 아세안으로 옮기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22년 연산 15만대 규모의 인도네시아공장을 완공했다.

기아는 연 25만대 규모의 태국공장 건립을 위해 현지 정부와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호성닫기송호성기사 모아보기 기아 사장은 태국 공장 계획에 대해 "아세안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공장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년 4월3일 국내 출시한 중국산 현대 쏘나타 택시.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4월3일 국내 출시한 중국산 현대 쏘나타 택시.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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