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콘셉트 카는 공개했다. 초대형 전동화 SUV ‘네오룬 콘셉트’다.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브랜드 복합문화공간(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다.
네오룬 외관은 지난 2022년 공개한 전기차 디자인 모델 ‘엑스 스피디움 쿠페’와 비슷하다. 전기차엔 불필요한 그릴을 생략했지만 상징적 디자인인 ‘두 줄’로 그릴 형태를 표현한 것이 똑같다. 그러면서 차세대 플래그십 SUV답게 보다 단순하지만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디자인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장 사장은 “네오룬에는 장인 정신이 깃든 한국 달항아리처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네오룬은 차량에 탑승할 때 숨어있던 옆 발판(사이드스텝)이 자동으로 나온다. 고급차 고객을 배려해 디자인한 세심함이 읽힌다.
운전석으로 가면 가운데가 뻥 뚫린 운전대 뒤로 계기판이 있어야 할 자리에 막대기 하나가 놓여있다. N·P가 적혀있는 걸 보아 변속 기어봉으로 추정된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송풍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네시스는 한국 전통 온돌에서 영감을 받은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했다. 차량 내부 대시보드, 도어트림, 바닥, 시트백, 콘솔 사이드 등에 복사난방 필름을 부착해 저전력 고효율 난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앞좌석은 180도 회전으로 뒷좌석과 서로 마주보게 배치할 수 있는 ‘스위블링’ 기능을 적용했다.
네오룬은 앞으로 나올 차량 비전을 보여주는 콘셉트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 선보인 신기술이 실제 출시되는 차량에 모두 적용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일부는 이미 개발을 완료한 기술로 적용 가능성이 열려있다. 코치도어도 현대차그룹 차세대 전기승용차 플랫폼 ‘eM’에서 구현 가능한 기술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네오룬을 기반으로 한 GV90를 오는 2026년 1분기경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울산공장 부지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GV90가 신공장에서 생산된다면 당연히 전기차라는 의미다. 지난 2021년 제네시스는 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 또는 수소차로만 출시하겠다는 ‘퓨처링 제네시스'를 발표했다.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성장 둔화에 전략 수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제네시스는 내연기관과 전기차 중간단계격인 하이브리드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현대차 글로벌COO(최고운영책임자) 호세 뮤뇨스 사장은 지난달 말 뉴욕오토쇼에서 “하이브리드는 높은 수요가 있고, 비중도 늘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은 작년 11월 울산 전기차 신공장 기공식에서 전기차 약세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어차피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면서도 “운영의 묘를 살려서 해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출시 시점이 2년여 남은 만큼 가격 예상은 섣부르지만 1억원 중후반에서 2억원 초반 사이로 점쳐진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와 경쟁하는 가격대다. GV90가 8000만원대 안팎으로 나온 기아 대형SUV EV9보다 한 체급 크고, 럭셔리 브랜드라는 프리미엄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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