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국내 AI 기업에 컴퓨팅 인프라를 집중 지원해 국산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버린 AI(주권형 AI)'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사업으로 국내 우수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학계가 다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개방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때문에 독자 LLM과 데이터센터(DC)등 자체 인프라 보유뿐만 아니라 서비스 경험까지 다수 보유한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SKT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번 공모에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외부 기업 영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GPU 임차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1년간 GPU 지원이 제한되자 참여 기업의 불이익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네이버 본사는 참여기관으로 합류해 네이버클라우드에 힘을 보탠다.

이에 더해 네이버클라우드는 전날(22일) 경량화 추론모델 ‘하이퍼클로바X 시드 14B 씽크’를 상업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 오픈소스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4월 하이퍼클로바X 경량모델 3종을 오픈소스로 공개했고, 추론모델 ‘하이퍼클로바X 씽크’ 등 하이퍼클로바X 기반 AI 모델을 대거 개발하며 오픈소스 공개를 예고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여러 솔루션을 검색은 물론 브라우저(웨일)와 쇼핑 등 전 영역에 걸쳐 이미 상용화하고 있다. 나아가 태국, 중동 등 해외에서 소버린 A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과 '각 세종'도 보유·운영하고 있다. 특히 각 춘천은 2013년 설립된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 자체 데이터센터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기술총괄은 “해외의 상용 모델을 개조한 기술로 그들의 생태계에 편입되기보다는 토대부터 자체 기술로 구축한 하이퍼클로바X가 한국 AI 생태계의 본격적 성장을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 컨소시엄은 LG유플러스, LG CNS 등 그룹 계열사와 함께 구성됐다. LG AI연구원은 최근 LG그룹 전 계열사의 AX(AI 전환) 대전환 기조에 발맞춰 발빠르게 연구·개발 중이다.
LG AI연구원은 2021년 말 LLM 기반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을 공개했다. 나아가 개발을 거듭하며 최근 추론과 예측을 필요에 맞게 수행할 수 있게 진화한 ‘엑사원 4.0’까지 내놨다.

엑사원은 기존 LG가 그룹 내부에서만 활용하던 AI 모델이었으나, 이를 외부에 공개하며 기업간거래(B2B) 경쟁력 확보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차세대 정밀 의료와 임직원용·기업용 AI 에이전트(비서)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엑사원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LG그룹 내부 검증 단계를 마친 엑사원 기반 AI 에이전트 '챗엑사원’, 산재돼 있는 데이터를 쉽게 분석하고 처리하는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 외부로부터 독립된 환경에서 AI를 구축할 수 있는 '엑사원 온프레미스’를 연달아 공개했다. 엑사원 모델 각 버전의 다운로드 수 합계는 500만회를 넘기며 국내 AI 기업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최정규 AI에이전트그룹장은 “LG 임직원의 AI 에이전트인 챗엑사원은 국가 핵심기술 문서까지 사용할 수 있는 ISO 인증을 획득해,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기업 전용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엑사원 4.0 공개 이후 모델 라이선스 범위를 교육 목적까지 확대했으며,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자유롭게 엑사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 SKT는 최근 독자 구축 LLM ‘에이닷엑스 3.1 라이트’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이번 공모에 참여했다.
SKT 컨소시엄에는 게임사 크래프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는데, 크래프톤은 음성 합성 등 게임 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라이너(AI 검색 플랫폼), 리벨리온(AI 반도체 기업) 등과 더불어 서울대 산학협력단, KAIST 등이 함께한다.
SKT 컨소시엄 AI 모델을 사용하겠다며 참가 의향서를 낸 업체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SK 그룹사와 몰로코, 씨메스, 가우스랩스, 스캐터랩 등으로 전해졌다.

2022년에는 자체 LLM ‘에이닷엑스’ 기반 에이닷 서비스를 선보였다. 2023년부터는 ‘에이닷엑스 3.0’ ‘에이닷엑스 4.0’ ‘에이닷엑스 4.0 라이트’ 모델을 연달아 출시하며 통화 요약, 기업용 AI 에이전트 등 다양한 기능에 적용해 왔다.
SKT는 에이닷엑스 3 시리즈를 자생력 있는 소버린 AI 모델로 발전시키고, 대규모 학습(CPT)을 활용한 에이닷엑스 4 시리즈를 특화 영역에 적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SKT는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에 최대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AI 분야 입지도 다지고 있다.
하민용 SKT·브로드밴드 AI DC 사업부장(부사장)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서울 구로 데이터센터 등을 포함하면 2030년 총 300MW 이상의 용량을 확보, 데이터센터만으로 연간 1조원 수준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제출서류 적합성 검토 ▲서면평가(15→10팀 압축) ▲발표평가(10→5팀 압축) ▲사업비 심의·조정 등의 절차를 거쳐 정예팀 최종 선정 및 협약 체결 등을 8월 초 완료할 예정이다. 대표 AI 모델로 선정되면 'K-AI 모델', 개발사는 'K-AI 기업' 등 명칭 사용이 가능하다.
선정 기준은 ▲경연 기반 국민·전문가 평가 ▲국내외 본보기 삼기(벤치마크)와 한국어 성능·안전성 검증체계 기반 검증 평가 ▲파생 인공지능 모형 수 기반 파생 평가 등이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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