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26일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고와 관련해 지난 4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으로부터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에 의한 600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하였음을 보고받고 즉시 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우리은행 직원 8년간 8회 걸쳐 679.3억원 횡령
금감원 검사에 따르면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직원 A씨가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B사 출자전환주식과 우리은행이 채권단을 대표하여 관리하고 있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계약금 등을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총 8회에 걸처 약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A씨는 지난 2012년 출자전환주식 관리를 담당하던 중 한국예탁결제원 예탁관리시스템에서 B사 주식 출고를 요청한 후 팀장 공석시 OTP를 도용하여 무단결재하고 B사 주식 약 43만주를 인출하는 방법으로 23억5000만원을 횡령했다.
또한 대우일렉 지분 매각 진행과정에서 몰취한 계약금을 관리하던 A씨는 직인을 도용하여 출금하거나 관련 공·사문서를 위조하여 출금결재를 받는 방식으로 3차례에 걸쳐 약 614억5000만원도 횡령했다.
이어 대우일렉 인천공장 매각추진 과정에서 몰취한 계약금 73억원 중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56억원과 각종 환급금을 합산한 총 57억7000만원을 C자산신탁에 출금요청 허위공문을 발송해 지급받았다.
지난 2016년 실제 매각한 자금 중 주요 채권자에 배분하고 남은 소액채권자 몫 등 1억6000만원을 동생 명의 회사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총 4차례에 걸쳐 약 59억3000만원을 횡령했다.
인사·문서·공문관리 등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미흡으로 횡령 발생
금감원은 이번 우리은행 횡령 사태에 대해 우리은행 직원 A씨 개인의 일탈이 주된 원인이지만 대형 시중은행의 본부부서에서 8년이라는 오랜 기간에 걸쳐 7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횡령이 발생한 데에는 사고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바라봤다.또한 우리은행의 대외 수·발신공문에 대한 내부공람과 전산등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고자의 대외 수·발신공문 은폐 또는 위조가 가능했던 원인으로 작용했다. 통장과 직인도 통장·직인 관리자가 분리되어 있지 않아 A씨가 모두 관리했으며 이에 따라 사고자가 정식결재 없이 직인을 도용하여 예금을 173억3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관리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A씨가 8차례 횡령 중에서 4번은 결재를 받았으나 모두 전자결재가 아닌 수기결재문서였으며 전산등록도 하지 않아 결재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한 결재전 사전확인이나 사후점검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또한 출금전표와 대외발송공문의 내용이 결재문서 내용과 달랐지만 그대로 직인이 날인되면서 횡령사고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출자전환주식 출고신청자와 결재 OTP 관리자가 분리되지 않고 A씨가 동시에 담당하여 무단인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동안 부서내 자점감사도 실시되지 않았다. 대우일렉 매각 몰취계약금이 예치된 은행 자행명의 통장 잔액의 변동상황이나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출자전환주식의 실재 여부에 대한 부서내 자점감사가 실시된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173억3000만원과 두차례 수표출금으로 149억1000만원, 타행이체로 293억1000만원 등 본부부서 자행명의 통장의 거액 입출금 거래가 발생했지만 이상거래 발견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조기적발이 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엄밀한 법률검토를 거쳐 우리은행 직원과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한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향후 은행권 등 금융권에서 이러한 거액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사고예방을 위한 금융감독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공동 T/F를 구성·운영할 예정이며 경영실태평가에서는 사고예방 내부통제에 대한 평가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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