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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노딜 가능성 급상승에 이동걸-금호 M&A 악연 지속하나

기사입력 : 2020-09-0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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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HDC현산과 계약 해지 전망…이동걸, 임기 내 금호타이어・아시아나 등 연계 M&A

오는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가 오는 10일 끝나는 가운데 임기 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M&A 악연을 끊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를 기점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노딜’가 가닥이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그룹 측에서는 2017년 9월 이동걸 회장 취임 이후 금호타이어에 이어 2번째 M&A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 HDC현산 입장 고수 사실상 ‘노딜’

아시아나항공 M&A가 사실상 ‘노딜’로 판단되는 것은 지난 2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산은에 보낸 답변 때문이다. HDC현산은 이날 “12주 재실사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답변은 지난달 26일 정몽규닫기정몽규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이동걸 회장 회동이 시발점이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M&A 관련 최대 1조50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제시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를 종료한다는 것이 전제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은 만큼 산은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까지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회장의 통 큰 지원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어려움 등을 고려해 인수 포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입장을 고수한 HDC현산에 산은 등 채권단은 곧 인수 우선 협상 대상자 계약 해지를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계약을 해지할 경우 채권단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할 전망이다.

해당 지원 금액은 올해 연말까지 필요한 자금으로 최대 2조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해당 행보는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만남 이전에 ‘플랜B’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 /그래프=이창선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 /그래프=이창선 기자.

◇ 취임 이후 구조조정 강조 이동걸

3년 전 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한 이동걸 회장은 취임 입성 이후 투명한 구조조정을 강조하며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등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임기 내 금호그룹 연계 M&A 2건을 진행했다.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이 해당 M&A다.

특히 금호타이어 는 당시 ‘그룹 재건’에 총력을 기울였던 박삼구닫기박삼구기사 모아보기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금호타이어 인수는 2015년부터 본격화된 박 전 회장의 그룹 재건 행보에 마지막 퍼즐이었다. 이동걸 회장 취임 전인 2017년초부터 박 전 회장은 “1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했다”고 발표하며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2017년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했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했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순조롭게 그룹 재건에 성공할 것 같았지만 해당 인수자금은 결국 박 전 회장의 그룹 재건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산은 등 채권단은 박 전 회장이 ‘컨소시엄’으로 자금을 마련한 것이 우선 매수권 계약과 다른 것이라며 해당 인수 자금 마련에 반대표를 던졌다. 산은과 박 전 회장 측은 과거 외부자금 투입 없는 인수만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우선 매수권 협상을 맺었다.

박 전 회장이 해당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고, 산은이 추후에 ‘우선 매수권자의 컨소시엄 조건부’를 허용했지만, ‘투명한 재원 방안’ 공개라는 단서를 달면서 결국 무산됐다. 박 전 회장은 해당 논란이 제기된 후 약 3개월 만인 2017년 11월 말 “더 좋은 인수자가 나타나 금호타이어를 우량기업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박 전 회장 선언 이후 금호타이어는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에 인수됐다.

‘노딜’ 가능성이 높아진 아시아나항공도 이동걸-금호그룹 간 M&A 흑역사로 남게 됐다.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회장의 임기가 예정대로 이번 주 끝나면 임기 내 추진했던 금호그룹 연계 M&A는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

작년 7월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작년 7월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박세창닫기박세창기사 모아보기 사장 행보 주목

부친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그룹 재건’ 행보를 잇고 있는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박 사장은 금호산업을 중심으로 그룹 재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당사자이기도 한 금호산업은 최근 그룹 내에서 실적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올해 3년 연속 고성장을 기대하는 등 성장세가 돋보인다. 올해 상반기 금호산업 영업이익은 349억원이다. 이를 토대로 올해는 영업이익 700억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성장 이유는 ‘주택’이다. 주택 부문 호조로 인해 금호산업의 수주잔고는 2017년 이후 꾸준히 늘어났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상반기 30%가 넘었다. 금호산업 올해 주택 부문 매출은 2598억원이다. 전체 매출(7910억원)의 32.80%를 차지했다. 건축 부문 매출(2358억원, 29.80% 비중)보다 3% 많다. 주택이 건축 부문 매출 비중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이창선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이창선 기자.

주택은 수주에서도 돋보였다. 2018년 6604억원을 기록한 금호산업 주택 부문 신규 수주 규모는 지난해 1조1914억원으로 80.41%(5310억원)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8845억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 2018년 수주 규모를 넘었다.

금호산업의 수주잔고 또한 올해 상반기 6조6635억원을 기록했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2015년(4조2543억원)보다 56.63%(2조4092억원) 늘어났다. 금호산업 수주잔고는 2017년 5조원(5조4079억원)을 돌파한 이후 주택 부문 성장세로 지난해 6조원(6조5539억원)을 넘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에어부산 등 계열 LLC(저비용항공사) 분리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 금호그룹과 산은은 그동안 통매각을 원칙으로 세웠다. HDC현산과의 M&A 협상이 무산된 가운데 계열사 분리매각으로 매각 완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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