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실제 투자자 손실 규모를 둘러싼 공방과 함께 상품 출시 이후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 거래 급증 및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이 단순한 상품 정책을 넘어 자본시장 제도 전반의 문제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억원닫기
이억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필요성을 묻는 질의에 "도입 필요성은 있었다"고 밝혔다.금융당국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은 지난 5월 27일 국내 시장에 처음 상장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주가 변동률을 각각 ±2배로 추종하는 구조다. 금융위는 출시 당시 단일종목 집중투자와 레버리지 효과, 음의 복리효과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제시하고 투자자 교육과 기본예탁금 등 별도의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문제는 출시 이후 시장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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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융감독원이 최은석닫기
최은석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주요 증권사 10곳에서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을 거래해 확정한 손실은 2조3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만의 손실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국감에서 해석이 엇갈렸다.시장 변동성 확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때문인지도 쟁점이 됐다.
국감에서는 올해 상반기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이 전년보다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 거론됐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유가·금리·환율 변동 등 대외 요인이 함께 작용한 만큼 주가 하락과 시장 변동성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만의 영향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이 위원장 역시 "이 상품의 영향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답했다.
오히려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HFT와 거래소의 시장감시 문제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종가 리밸런싱 물량을 활용하는 HFT 세력이 시장에서 차익을 얻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HFT 월평균 거래대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전인 1~5월 약 2700조원에서 상장 후인 6~8월 약 4200조원으로 52% 증가했다.
김 의원은 장 마감 직전 대량 매도나 반복적인 호가 제출·취소 등을 통해 기초자산 가격에 영향을 준 뒤 ETF 리밸런싱 과정에서 이익을 얻는 방식이 가능한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을 문제 삼았다. 이에 이 위원장은 불공정거래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즉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도입 경위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상품 출시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김용범닫기
김용범기사 모아보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특히 당초 하반기로 거론됐던 출시 일정이 2분기로 앞당겨진 경위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해외와 국내의 규제 차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던 정책이며 '청와대 개입설'은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라고 반박했다.이 위원장은 상품 도입 과정에 대해서는 금융위가 여러 기관의 의견을 듣고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예고 등 절차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며 대통령실 지시가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정책 추진 과정의 결과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이 위원장은 "도입 필요성 등 여러 가지를 보면서 상품을 도입했는데 결과적으로 여러 상황을 만들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국감에서 확인된 것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자체의 도입 필요성과 출시 이후 나타난 부작용을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해외 상품과의 규제 차이를 줄이고 국내 투자자의 해외 자금 유출을 막는다는 정책적 명분은 있었지만, 고위험 상품의 출시 속도와 투자자 교육, 시장충격에 대한 사전 검증, 종가 리밸런싱을 활용한 거래전략에 대한 시장감시까지 충분히 준비됐는지는 여전히 논란으로 남았다.
금융당국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허용 여부를 넘어 고위험 상품의 도입 절차와 사전 검증, 투자자 보호, 거래소의 시장감시 체계를 어디까지 강화할지가 향후 자본시장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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