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이후 거래가 빠르게 확대된 가운데, 해당 상품의 구조적 특성이 시장 변동성을 키웠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대외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 만큼 단일종목 레버리지만을 변동성 확대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분석 등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국내시장 적합성 도마 위
5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는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정부는 시장 과열을 예측하지 못했는가?’를 주요 이슈로 선정하고 제도 도입 이후 나타난 시장 영향을 분석했다.지난 4월 정부는 단일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도입을 허용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기존 국내 시장에서는 분산투자 요건 등으로 단일종목 ETF와 ETN(상장지수증권) 출시가 제한돼왔다. 이에 국내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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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글로벌 자본시장과의 정합성을 높이고 투자상품 다양화를 위해 관련 규제 개선을 추진했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이후 거래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시장 변동성과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국감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상황을 고려할 때 새로운 고위험 상품 도입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했는지 여부가 주요 논점이 될 전망이다.
정무위원회 국감 일정을 보면, 이억원닫기
이억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오는 8일 기관증인으로 출석한다. 이후 종합감사 일정도 남아 있다.국회입법조사처는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대외 거시경제 여건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나, 일일 수익률 추종을 위해 반복적인 리밸런싱 거래가 수반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특성이 변동성을 추가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상품 상장 이후 두 달간(5월 27일~7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이드카 23회, 서킷브레이커 5회가 발동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올해 전체 발동 횟수의 각각 56%(41회), 71%(7회)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한국형 변동성지수인 VKOSPI도 6월 29일 장중 97.99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시장 변동성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외에도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대외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거래 급증에 증권사 수수료 수익도 확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위험 상품 거래 확대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가 충분했는지 여부도 국감에서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지난 8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개 종목이 상장된 5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증권사들이 거둔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약 931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219억9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NH투자증권(124억3000만원), 키움증권(123억4000만원), 미래에셋증권(80억1000만원), 삼성증권(74억5000만원) 순이었다.
상위 5개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622억2000만원으로 전체의 66.8%를 차지했다.
운용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지난 7월말 개인 SNS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운용하고 있다.
시장 과열 논란이 이어지자 금융투자업계도 자율 대응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업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 거래가 장 마감 직전에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관련 거래를 장중과 장 마감 후로 분산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또한 자산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를 담당하는 증권사는 LP 거래량 관리와 괴리율 점검 등을 통해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 역시 보완책을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했다. 또 오는 11월부터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매매수량 단위를 현행 1좌에서 20좌로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은 지난 8월 보도설명을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일반 상품과 달리 독특한 가격 구조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음을 감안해 투자자 유의사항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투자자 교육에서도 투자시의 위험성을 강조해 왔다”고 밝혔다.
“시장 변동성 영향은 종합 판단 필요”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시장 변동성 확대의 단일 원인으로 보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지난 8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가?’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장 직후부터 높은 거래 규모와 거래 빈도를 보였다.
상장 당일 합산 거래대금은 약 10조4000억원으로 전체 ETF 거래대금의 약 2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상품은 상장 초기 회전율이 100%를 넘어서는 등 활발한 거래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상품 출시 이후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도 확대됐으며, 국내 증시 전반의 변동성 역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 코스피 일간수익률 변동성은 2025년 1.4%에서 2026년 상반기 3.6%로 상승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같은 기간 글로벌 반도체 업황 변화와 대외 불확실성, 투자자 유형 간 수급 충돌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현재까지 관측 가능한 자료만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시장 변동성 확대의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방의진 한국금융신문 기자 qkd0412@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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