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은 7일 금융감독원 여의도 본원에서 제15대 금융감독원장 취임식을 가졌다. 이복현 원장의 임기는 2년으로, 이날부터 시작하여 오는 2024년 6월 6일까지다. 이복현 원장은 사상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여 공인회계사 시험과 사법시험에 동시 합격한 금융·경제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금융시장 선진화·금융소비자 보호·원활한 소통 강조
이복현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융시장의 선진화와 안정 도모 △금융소비자 보호 △원활한 소통·의견 수렴 등을 강조했다.이복현 원장은 “시장의 선진화와 민간의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는 없는지 차분히 점검하여 제도적 측면뿐만 아니라 제도 외적인 측면에서의 규제도 함께 살피고 걷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시장의 효율성 확보와 원활한 자본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며 “규제가 불가피한 영역은 합리성과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여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는 등 시장 혼란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복현 원장은 감독기구 본연의 역할로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를 통한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은 “규제 완화에 중점을 두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을 지키는 역할에 부족함이 없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복현 원장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이복현 원장은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 종전과 같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며,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은 시장 질서에 대한 참여자들의 신뢰를 제고시켜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금융기관 및 금융소비자와의 원활한 소통과 의견 수렴은 규제 완화와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소통에 장애가 되는 상하 간의 경직된 문화와 부서 간 배타적 장벽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검사기능 강화되나
이복현 원장은 검사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과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을 수사한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 라인의 ‘특수통’ 검사로 꼽힌다. 지난 4월 소위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을 강행하는 것에 반발해 사표를 낸 바 있다.이복현 원장은 지난 2006년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1과장으로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등 수사를 담당했을 당시 차출돼 수사에 참여했다.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과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도 함께 수사했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 선임과 함께 최근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증권·금융범죄 합동수사단이 부활하면서 검찰과 금감원 간 금융 범죄 수사 공조가 더욱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합동수사단은 검사, 수사관, 특별사법경찰 등 48명의 인원으로 운영되며, 금융·증권범죄 직접 수사를 지원한다.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사건 등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을 유관기관과 협업해 직접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우리은행 횡령 사태 검사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직원이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횡령한 가운데 금감원은 우리은행 직원 횡령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28일) 즉시 현장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조사 중에 내부통제 부실 정황 일부를 추가로 발견하면서 검사 일정을 추가로 연장하면서 이달 중순까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금감원이 우리은행에 대해 총 11차례의 종합검사와 부문검사를 진행했지만 횡령 사실을 발견하지 못한 만큼, 내부 검사·감독 체계에 대한 후속 조치가 이뤄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복현 원장은 1972년생으로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지난 2004년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복현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과 반부패수사4부장, 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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