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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공격적 경영 행보... 연구개발·마케팅 역량 강화

기사입력 : 2020-09-11 13:00

(최종수정 2020-09-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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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설비 확충, 영업·마케팅 확대 위해 1조 투자
하반기 카스제로・한맥・필굿 세븐 등 신상품 출시 대기

벤 베르하르트(Ben Verhaert, 이하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이사.이미지 확대보기
벤 베르하르트(Ben Verhaert, 이하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오비맥주가 5년간 총 5300여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 발표한 3년간 1조 투자가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벤 베르하르트(Ben Verhaert, 이하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이사는 최근 신제품 개발 등 공격적인 행보를 통해 해당 투자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모습을 보인다.

◇ 오비맥주, 5년 새 5342억원 투자

오비맥주가 지난 5년간 총 투자규모(투자 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액)는 5342억원이다. 연도별로는 2015년 1197억원, 2016년 1478억원, 2017년 1113억원, 2018년 656억원, 2019년 898억원이다. 2018년 이후부터는 1000억원 미만의 투자를 집행 중이다.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가 동기간 1조713억원의 투자를 시행한 것에 비하면 1/2 수준에 불과하다.

오비맥주 연도별 투자 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액 현황, 단위 : 억원. /자료=오비맥주.이미지 확대보기
오비맥주 연도별 투자 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액 현황, 단위 : 억원. /자료=오비맥주.

지난해 발표한 ‘3년간 1조원 투자’ 계획에도 못 미친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4월 연구 개발과 설비 확충, 영업・마케팅 등이 골자인 해당 계획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신제품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에 3000억원, 이천공장에 수제 맥주 생산설비 연내 구축, 맥주 브랜드 가치와 품질 경쟁력 제고에 7000억원, 카스 품질 향상과 영업・마케팅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 신재생에너지 전면 도입을 목표로 이천과 청주, 광주 등 3개 공장에 태양광발전설비 설치 방안도 포함됐다. 투자 현황을 토대로 해당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해야한다.

오는 16일까지 진행 중인 올해 2번째 희망퇴직은 투자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미미한 상황에서 비판을 받는 요소가 될 수 있다. 2010년 9월 30일 이전 입사자가 대상자다.

희망퇴직 신청 시 근속 10년 이상~15년 미만인 경우 24개월치, 15년 이상은 34개월치 임금을 지급한다. 단, 정년까지 잔여 근속 기간이 34개월 미만인 직원에 대해선 위로금을 잔여기간만큼만 준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 등으로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오비맥주의 희망퇴직은 조직과 인력 선순환을 위한 일상적 프로그램으로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추가적인 퇴직위로금을 지급, 미래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주류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시기에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오해를 부를 수 있다”며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오비맥주는 업계 1위의 실적을 내고 있고 대주주인 AB인베브에 높은 배당을 하는 점, 투자 규모가 적은 점 등이 회의적인 시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1일 필굿의 신상품 '필굿 세븐'을 선보였다. /사진=오비맥주.이미지 확대보기
오비맥주는 지난달 1일 필굿의 신상품 '필굿 세븐'을 선보였다. /사진=오비맥주.

◇ 신상품 출시 박차

지난해 발표한 투자 계획에 비해 집행이 미진하지만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이사는 최근 신상품 개발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현재 무알콜 상품인 ‘카스 제로’ 출시 일정을 잡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 제로를 출시할 계획이 있다”며 “아직 언제 선보일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은 연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는 특허청에 ‘카스 제로(Cass Zero)’, ‘카스 0.0’ 상표 등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이다.

카스 제로는 오비맥주의 첫 무알콜 맥주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제로 0.00’,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제로’의 무알콜 상품을 판매 중이다. 후발주자지만 맥주 시장 1위 위상을 앞세워 해당 시장 공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카스와 오비라거 외 또 다른 브랜드 출시도 예고하고 있다. 한맥의 경우 지난달 부터 출시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천 공장에 구축된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개발한 이 상품은 국내산 햅쌀이 10%를 첨가한다. 500ml, 355ml 캔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품은 메가 브랜드 상품 전략을 펼쳐온 오비맥주의 변화를 의미한다. ‘카스’라는 메가 브랜드 아래 연계 상품을 출시해 온 오비맥주가 조금씩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기 시작했다는 의견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2012년 맥주 시장 1위를 차지한 이후 오비맥주는 ‘카스’라는 메가 브랜드 아래 세부적인 타깃층의 니즈를 맞춘 연계 상품을 선보이는 전략을 펼쳐왔다”며 “한맥 출시는 카스, 오비라거 외 또 다른 브랜드를 구축, 다(多)브랜드 전략 초석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에는 발포주 상품 ‘필굿’의 신규 라인업 ‘필굿 세븐’을 선보였다. 알콜 도수를 7도로 올린 이 상품 타깃 고객 층은 젊은 ‘소맥족’이다. 최근 해당 TV 광고를 공개하는 등 타깃 마케팅이 활발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외식 상권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가정용 맥주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행보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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