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이 부회장은 경영활동을 속도감 있게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을 둘러 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가장 먼저 눈 앞에 닥친 '반도체 위기' 타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최근 한일 외교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인 데 따른 조치다. 2일 한국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문제해결 의지가 없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재 절차를 재개했고 일본도 유감을 표시하며 경고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일본정부가 한국기업에 대한 3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을 금지하며, 이에 의존하던 삼성전자도 일부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도 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중국 화웨이에 대한 시스템 반도체 수출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어 미국은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 박탈을 추진하며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총수로서 지위와 그간 구축해온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행보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지난해 이 부회장은 일본 수출규제 국면에서 현지 출장을 통해 재계·산업 관계자들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주요 기업인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산시성 고위관계자들과 면담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국정농단 재판과 관련해 구속에서 풀려난 이후 2022년까지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경제 활성화 방안을 밝혔다. 이어 2019년 10년 안에 삼성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13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2018년말부터 반도체 업황이 꺾인 탓에 이같은 계획에 대한 실행이 다소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업계에서는 최근 비대면 트렌드 활성화에 따른 서버용 수요를 바탕으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 궤도에 접어든 만큼 관련 투자도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 추진도 이 부회장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전장업체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M&A가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려면 추가적인 M&A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이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만큼 이 같은 중장기적인 전략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말 기준 순현금 97조5000억원의 풍부한 현금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M&A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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