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1일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선임된 김동명 사장은 연세대 금속공학과, KAIST 재료공학 대학원 석·박사를 거친 엔지니어다. 2014년 LG화학 모바일전지개발센터장(상무), 2019년 자동차전지사업부장, 2023년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등 LG화학부터 LG에너지솔루션 분할 상장까지 배터리 사업 전반 성장을 이끌어 왔다.
LG에너지솔루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CAPEX(자본적지출) 약 13조원을 집행했다. 이는 역대 최대 투자 규모다. 여기에 김동명 대표는 취임 이후 국내 오창 뿐 아니라 중국 난징, 미국 미시건,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 생산 기반을 다변화하는 적극적 투자를 이어갔다.
김동명 대표의 과감한 투자는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김동명 대표 취임 1년이 지난 지난해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수주 잔고는 400조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생산에 성공한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46시리즈’와 비전기차 ESS 공급 확대가 주효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포드와 약 109GWh 규모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을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원화 가치로 약 1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수주였다. 11월에도 리비안과 5년간 67GWh 규모 46시리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수주 낭보는 전기차 캐즘 이후를 대비한 든든한 미래 보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33조7454억원, 영업이익 1조486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25조6195억원으로 약 2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5743억원으로 전년비 60% 이상 급감했다.
실적 악화에 대규모 투자까지 이뤄지며 LG에너지솔루션 곳간도 비어 가고 있다. 회사 총자산은 2023년 45조4371억원에서 2024년 60조3067억원으로 약 30% 증가했다. 하지만 유동자산은 17조2084억원에서 15조3274억원으로 약 11% 줄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같은 기간 5조687억원에서 3조898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익잉여금은 2조3645억원에서 1조3972억원으로 약 1조원 증발했다.
김동명 대표는 올해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채용과 투자를 축소하고 출장비와 성과급까지 줄이며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성과급을 기본급 50%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는 2023년 기본급 900% 수준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올해 CAPEX 등 설비 투자도 지난해 대비 20~30% 축소할 계획이다.
김동명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 환경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위기가 일시적이며 더 큰 도약과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임직원들 분발을 당부했다.
김동명 대표부터 올해 적극적 영업으로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폴란드 국영 에너지기업 PGE와 약 1GWh 규모 ESS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규모는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폴란드 출장길에서도 PGE 경영진과 만나 향후 ESS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PGE는 추가 ESS 시설 건설 계획을 준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달 중국 체리자동차와도 6년간 총 8GWh 규모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체리자동차는 1997년 설립된 중국 국영 완성차 업체로 BYD, 지리자동차 등과 함께 중국 5대 완성차업체로 불린다. 공급 규모는 전기차 약 12만대 물량으로 계약 금액은 최소 1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번 체리자동차와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첫 중국 수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 배터리 회사 중 중국 완성차 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체리자동차 그룹 내 다른 전기차 모델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추가 프로젝트 논의를 적극 진행할 방침이다.
김동명 대표는 “체리자동차와 공급 계약은 상당한 큰 의미를 가지며 이를 계기로 신규 폼팩터인 46시리즈 수주를 전세계 시장으로 더욱 확대해 압도적 시장 우위를 선점해 나가겠다”며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체 불가능, 차별화한 고객가치만이 전기차 시장 캐즘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사이클을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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