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간 내놓은 삼성전자가 2분기 평균 실적 추정치는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6조1800억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 추정치는 6월 초 6조8000억 원에서 1개월 만에 크게 하향 조정됐음에도 실제 실적은 이보다 낮았다.
사업부별 영업이익 예상치는 DS(반도체) 1조원대 초반, MX(모바일)·네트워크 2조원대 초반, 디스플레이 7000억원, TV·가전 4000억원, 하만 2000억~3000억원 수준이다. 다른 사업부는 기존 전망치에 부합하나 반도체에서 1조원에 가까운 감소 요인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전자는 공시 직후 이례적으로 잠정실적 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일반적으로 회사는 잠정실적에 대해 별도 설명을 하지 않지만, 이번 어닝쇼크로 인한 시장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4분기에도 잠정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38% 가량 하회하자 설명자료를 냈다.
삼성전자는 "DS부문은 재고 충당 및 첨단 AI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성공한 경쟁 반도체 기업들과 대조적이다. 앞서 올해 3~5월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은 순이익이 전망치를 19% 웃돌았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삼성전자 실적이 반등하려면 지지부진한 엔비디아 품질 승인이 필수라고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개선된 HBM 제품은 고객별로 평가 및 출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충당금 선제 반영으로 매를 먼저 맞은 만큼 이후 반등 폭이 클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3조9119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2조8119억원은 소각하고 나머지 1조1000억원은 임직원 상여 등에 쓴다. 작년 11월 발표한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완료하게 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12시55분 현재 6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종가 대비 0.5% 하락한 가격으로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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