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이 왕성한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며 리스크 관리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등 소재 수출 규제를 본격화한 이후다. 지난해 집행유예 석방 이후 경영보폭을 줄이며 몸을 낮췄던 것과 대비된다.
이 부회장은 귀국 직후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그의 메시지는 미래기술을 통한 기회창출에 초점이 맞춰졌다.
온양·천안은 반도체 생산 마지막 테스트 단계인 후공장 작업을 담당하는 곳이다.
평택에서는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인 극자외선(EUV)라인과 파운드리 팹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부회장은 20일 삼성전자 생활가전 생산기지인 광주사업장을 찾아 경영진 회의를 열고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전통 가전제품에 대한 생각의 한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26일 아산 삼성디스플레이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를 염두해 두고 "대형 디스플레이는 포기해서는 안된다.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새로운 미래를 선도하자"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이 부회장은 광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을 찾았다. 올초 삼성전자는 새 사회공헌비전인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을 발표했다. SSAFY는 청년 IT인재 양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미래·공공가치를 강조하고 나선 점에서 비로소 국내 대기업 총수다운 시야를 갖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오는 29일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최종심 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삼성그룹은 물론 재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한일갈등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는 타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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