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그랩에 2억5천만 달러(약 284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현대차가 1억7500만 달러(약 1990억원), 기아차가 7500만 달러(약 850억원)를 각각 투자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그랩의 미래 성장 가능성은 물론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요성 등을 신중히 검토해 내린 결정"이라며 "신속하게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진입해 시장 선점의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전기차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 싱가폴에서 첫 가동
현대기아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자사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최근 현대·기아차와 그랩은 전략 투자 및 전기차 부문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협력의 첫 단계로 내년부터 그랩 드라이버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활용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싱가폴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프로젝트 시행을 위해 현대자동차는 내년 초 전기차 모델 200대를 그랩 측에 최초 공급한다. 향후 기아차도 자사의 전기차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동남아 주요국에 전기차를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가동하고 동남아 공유경제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지영조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 부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지역 중 하나인 동남아시아는 전기자동차의 신흥 허브(Hub)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밍 마 그랩 사장은 “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전기차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고 경제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최상의 접근 방식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 세계 3위
동남아시아는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ICT를 활용한 서비스 기술이 발달하면서 차량 공유경제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차량 공유경제 시장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은 약 460만 건으로, 차량 공유서비스 선진시장인 미국의 500만 건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모빌리티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 중국의 디디, 미국 우버에 이어 글로벌 차량 공유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 8개국 23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설립 이후 누적 25억 건의 운행을 기록할 정도로 이 분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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