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회장, 작년 3월 취임 후 주가 59.7%↑…주식 수 감축 집중
6일 한국금융신문이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현 회장 취임 이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금융이었다. 신한금융의 주가는 진옥동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 23일 3만9350원(종가 기준)에서 지난 2일 57100원으로 59.7% 뛰었다.
그간 신한금융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원인으로 꼽혀왔다. 신한금융의 현재 상장 주식 수는 약 5억900만주다. 리딩금융그룹 경쟁을 펼치고 있는 KB금융(4억300만주)보다 26.3% 많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2019년~2000년 두 차례에 걸쳐 IMM프라이빗에쿼티,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PEA 등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투자자로 유치하는 1조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식 수가 5500만주가량 늘었다. 11%대에 머물던 CET1비율은 12%대로 끌어올렸지만, 주식 수가 늘면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2019년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인수를 위해 발행한 약 7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됐다.
진옥동 회장은 취임 후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릴 방안으로 주식 수 감축을 꼽고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발행 물량을 조절해왔다.
앞서 진 회장은 지난 5월 뉴욕 IR에서 “지난 10년간 덩치를 키우기 위해 순이익을 늘려왔는데 오히려 ROE와 주주환원율은 떨어졌다”며 “신한금융의 발행 주식량이 경쟁사 대비 125~160% 정도 많아 당분간 현금배당을 적정하게 유지하면서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 주식량을 조절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총 5000억원(1350만7398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했다. 올해는 1분기 15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소각했고 3분기까지 3000억원을 추가로 매입해 소각할 예정이다.
진 회장 다음으로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53.8%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KB금융의 주가는 양 회장 취임 당시인 지난해 11월 21일 5만4100원에서 현재 8만3200원으로 올랐다.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 취임 당시(지난해 3월 24일) 1만1010원이었던 주가가 현재 1만5130원으로 37.4% 상승했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회장 취임 당시(2022년 3월 25일) 4만9350원에서 현재 6만2000원으로 25.6% 높아졌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주가가 2번째로 높다.
전향적 주주환원 정책에 주가 상승세…연초 대비 KB 상승률 1위
최근 금융지주 주가는 올 상반기 호실적 발표와 밸류업 효과에 힘입어 고공 행진했다. 지난달 29일에는 KB금융이 9만2400원, 신한금융이 6만4200원, 우리금융이 1만6960원까지 오르며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KB금융이 55.2%로 가장 높고 이어 신한금융(45.1%), 하나금융 44.9%), 우리금융(17.8%) 순이다.
4대 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조352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9조1936억원)보다 1.7% 늘었다. 대출 자산 확대로 견조한 이자이익 증가세가 이어진 결과다.
각사는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환원 강화 계획도 내놨다. 신한금융은 2분기 배당으로 주당배당금 540원을 결의했다.
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보통주자본(CET1)비율 13% 이상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ROTCE(유형자기자본이익률) 11.5% 달성 ▲주주환원율 50% 수준으로 확대 ▲2024년 말 주식수 5억주 미만, 2027년 말 4억5000만주까지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5000만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기 위해 4년간 3조원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천상영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 단계에 따라 자사주 매입 소각과 주당배당금(DPS) 확대, 총 현금배당 규모 또는 배당 성향의 상향, 내부 유보 결정 등 다양한 옵션의 조합을 통해 탄력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DPS 유지 또는 확대 외에 주식 수 감소 효과를 감안해 총 배당 규모 역시 매년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상회하는 규모인데다 구체적인 수치가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커질 전망”이라며 “어피니티 잔여지분 994만주(약 1.8%)와 IMM PE 1748만주(약 3.4%) 등 그동안주가를 짓눌렀던 오버행 우려를 일거에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2분기 주당 배당금을 1분기 대비 상향된 791원으로 결정하고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올해 자사주를 매입·소각 규모는 지난 2월 3200억원을 포함해 총 7200억원이 된다.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 부사장은 “올해 들어 총액 기준 분기 균등 배당 제도도 도입했고 자사주 매입 소각 규모도 7200억 수준으로 발표했다”며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이 37.7%고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하반기 예정된 ‘밸류업 공시’에 주주환원 정책과 자본 비율 관리, 자본 활용,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방안 등을 포함할 예정이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5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해 올해 4분기 중 공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 배당금을 주당 180원으로 결정했다. 중장기 밸류업 목표로는 ▲지속가능 ROE 10% ▲CET1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총주주환원율을 CET1비율 12.5~13.0% 구간에선 40%,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CET1 비율은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은 2분기 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연초 발표한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은 상반기 내 조기 마무리했다. 매입한 자사주는 이달 중 전량 소각하고 하반기에는 기업 밸류업 계획을 공시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금융지주들의 전향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상승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주주환원 측면의 매력이 은행주의 주된 투자 포인트가 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실적 관리를 통해 자본비율 관리 및 주주환원 확대 추세를 지속할 수 있는 은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최근 미국 등의 경기 침체 관련 우려가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 은행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편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최정욱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 지속 시에는 자본비율 상승 여지가 커지는 데다 향후 주주환원 확대 추세 또한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9월 밸류업지수 출시, 10월 은행들의 밸류업 본 공시 등이 주가 하방 압력을 완화해 주면서 은행주는 결국에는 시장 대비 강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DQN(Data Quality News)이란
한국금융신문의 차별화된 데이터 퀄리티 뉴스로 시의성 있고 활용도 높은 가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고품격 뉴스다. 데이터에 기반해 객관성 있고 민감도 높은 콘텐츠를 독자에게 제공해 언론의 평가기능을 강화한다. 한국금융신문은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DQN을 통해 기사의 파급력과 신인도를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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