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은 0.77배다. 저평가 기준점으로 삼는 1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 상장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높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증권사로 지점이 없다. 1인당 생산선 기준 늘 상위를 차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정비용 비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마진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22~2023년 국내 증권업계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키움증권 역시 매출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매출액순이익률은 지난 2022년 40.1%, 2023년 38.0%를 기록하는 등 키움증권의 DNA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익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 상대적으로 예상 PER은 낮아질 수 있다. 이익성장률이 주가에 즉각 반영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저평가’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역으로는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불안요인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RCPS 전환가 근접...또 다른 고민의 시작
키움증권은 지난 2021년 6월 총 44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상환전환우선주란 조건충족 여부에 따라 발행자가 상환을 요청할 수도 있고 투자자가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최근 키움증권 주가는 13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 호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은 주가가 전환가액을 넘어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RCPS는 오버행이슈 따라다닌다. 보통주 전환 시 발행주식수는 265만2070주로 현재 키움증권 상장주식수 대비 10%를 넘는 수준이다.
4차 RCPS 배당률은 3.3%다. 발행 후 5년이 되는 2026년까지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으면 배당률(2%포인트 상회)이 높아진다. 현재 5년 만기 AA-급 금융채 수익률이 3.7%라는 점을 고려하면 키움증권 입장에선 조달비용이 높아진다.
키움증권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해당 RCPS를 상환하거나 투자자들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주가를 부양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다소 위험할 수 있다. RCPS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자본확충 목적도 있고 새투자자를 유치하는 것도 부담인 탓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등 대내외 변화 기조가 큰 상황에서 자본확충 여부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CPS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10% 수준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키움증권 RCPS는 자본확충 측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자사주 소각 시 자본이 줄어들기 때문에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RCPS의 보통주 전환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버행 이슈로 키움증권이 상황에 따라 더 강한 주주환원 정책을 꺼낼 수도 있지만 자금조달 비용을 고려하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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