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회장, 20일 김주현 위원장과 간담회 앞두고 상생금융 마련 골머리

[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오는 20일 5대 금융지주 회장과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회동에 나선다. 최근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이 은행권을 두고 ‘갑질’, ‘종노릇’, ‘독과점’ 등 날 선 비판으로 은행권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면서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단이 만나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각 사별 상생금융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1000억원 규모 자체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상생금융 방안 지원대상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청년 등에 집중돼 부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위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과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 회장, BNK·DGB·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 회장들이 오는 20일 간담회를 진행한다. 당초 간담회는 16일로 예정됐으나 김주현 위원장의 코로나 확진 판정으로 20일로 순연됐다. 김주현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과 회동해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서민금융 역할 확대 등을 당부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해 ‘종노릇’, ‘갑질’, ‘독과점’ 등을 강도 높은 비판을 하면서 이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라고 비판한 데 이어 지난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라고 밝히는 등 은행권에 대한 날 선 비판과 함께 상생금융 확대를 압박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후 은행권 각 금융지주 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었으며 각 계열사들은 주말인 지난 4~5일에도 회의를 갖고 그룹 차원으로 추진하고 있던 상생금융 지원 성과를 점검하면서 추가 지원을 위한 방안 마련을 강구했다.

신한금융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부담을 경감하고 취약차주 지원을 강화하는 ‘2024년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를 발표했다. ‘2024년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는 기존 시행 중인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의 기한 연장 및 대상 확대를 위한 610억원 추가 지원과 소상공인·청년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440억원의 신규 지원 등 총 105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계획을 담고 있다.

신한은행은 중소법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던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의 지원 기간을 1년 추가 연장하고 지원 대상을 자영업자까지 확대하기 위해 총 61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7% 이상 대출에 대한 최대 3%p 금리 인하 등 중소법인을 위한 862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소상공인과 청년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지원 정책을 강화했다. 신한은행 자체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정책 대출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2%p 수준의 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230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실시하고 5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바우처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용보증재단 특별출연을 통해 저금리 특례보증 신상품을 약 1500억원 한도로 공급하는 등 청년 자영업자를 위한 135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다음달부터 취약계층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추가적으로 가동하는 ‘소상공인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하나은행은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대책을 실시해 ‘이자 캐시백’을 통해서는 40억원을 지원하고 제조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약 210억원 규모로 이자 캐시백을 실시할 예정이다. 희망플러스 보증부대출을 이용 중인 고객에 대해서도 약 115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실시한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등 각 계열사들은 임원, 부서장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상생금융의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으며 계열사별 상생금융 확대 방안의 실효성을 면밀이 검토한 후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상생금융TFT를 발족해 기존 상생금융부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로 했으며 소상공인·자영업자·청년 등 금융 취약계층에 지원을 추가한 상생금융 패키지를 핵심 주제로 설정하고 저금리 대환 대출 공급 확대, 소상공인 이자 면제 혜택 등 상생금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주요 금융지주사에서 내놓은 상생금융 방안들이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등 취약계층이 집중돼 있다. 최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고 대내외 경제불황 등으로 중소기업 부실률이 상승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상생금융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보증을 제공하는 신용보증기금은 내년 일반보증 부실률을 4.2%로 전망하면서 올해보다 0.3%p 상승하고 지난해 추정치보다 1.1%p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채비율은 올해 46.0%에서 내년 54.8%로 상승하고 오는 2025년 9월 코로나 만기연장 종료 등에 따라 매년 부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해 2027년에는 86.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 0.47%로 전월 대비 0.06%p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0.20%p 상승했다. 이중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55%로 전월말 대비 0.06%p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0.25%p 상승했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59%로 각 0.08%p와 0.21%p 상승했다.

국회에서는 금융회사의 상생금융 기여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지난 14일 고금리로 금융회사가 벌어들인 막대한 초과 이익을 환수해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내용의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부담금 신설을 위한 ‘부담금 관리 기본법’을 대표 발의했다.

김성주 의원은 횡재세 성격의 ‘부담금’을 신설해 금융회사가 지난 5년 동안의 평균 순이자수익 대비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에는 해당 초과 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부과・징수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를 통해 징수된 기여금은 금융 취약계층 및 소상공인을 포함한 금융소비자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직접적인 지원사업에 쓰이도록 하며 사업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해당 지원사업을 하는 기관에는 기여금 일부를 출연할 수 있도록 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