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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재무 압박 속 단기물 시장 '들락'...올해만 CP로 4600억 조달

기사입력 : 2023-11-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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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물 CP 발행해 공모채 상환
내년 상반기 단기물 차환 부담 커져
보유한 상장사 주식 매각 가능성도

넷마블 사옥 전경. / 사진제공=넷마블이미지 확대보기
넷마블 사옥 전경. / 사진제공=넷마블
[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넷마블(대표 권영식·도기욱)이 최근 단기금융시장에 자주 얼굴을 비추고 있다. 올해 들어 CP(기업어음)로만 4600억원을 수혈했다. 스핀엑스 인수로 차입금이 불어난 상태에서 공모채 만기까지 겹치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단기물로 자금 융통에 나선 모습이다.

넷마블은 이달 2000억원 가량의 6개월물(182일) CP를 발행했다. 지난 16일 만기가 도래한 1600억원 규모 공모채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차환 발행 대신 단기물 발행을 택한 것이다. 이로써 기존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받은 회사채 신용등급은 모두 소멸됐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공모채 차환 발행에 나서지 않은 것을 두고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 추가적인 신용 등급 하락에 따른 공모채 수요 예측 미달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멸 전 넷마블의 신용등급은 A+. 회사채 발행 당시 AA-로 우량한 수준의 등급을 부여받았지만 6분기째 지속되는 적자와 과중한 재무 부담으로 등급 전망이 하락했다. 기존 게임 매출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신작은 부재했고, 2021년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 상승으로 차환 환경도 악화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 상반기 넷마블의 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이번에 넷마블이 발행한 CP의 만기는 6개월. 즉 내년 4월이면 상환 시기가 돌아온다. 할인은 KB증권이 맡았다. 이번 건을 포함해 넷마블은 올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총 네 차례 CP를 발행했다. 지난 3월 두 번에 걸쳐 1년물(364일) CP로 1100억원을 조달했고, 6월에 다시 1년물(364일) CP로 1500억원을 마련했다. 올해 단기물로만 총 4600억원 가량을 수혈한 셈이다. 모두 KB증권이 할인기관으로 참여했다. 1년물(364일)은 따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의무가 없어 기업의 편리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CP 단기물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등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넷마블 단기신용등급인 A2+ 정도로 1년물 CP 조달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DCM시장에서 아무래도 영업경쟁력이 있는 업체인 만큼 고객사 신뢰 파트너십 유지 차원에서 CP 발행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행한 2000억원 규모 CP의 경우 전부 기관투자자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넷마블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넷마블 현금및현금성자산 및 단기차입금 추이.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넷마블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넷마블 현금및현금성자산 및 단기차입금 추이.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올 들어 계속 단기물을 활용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만큼, 상환 시기가 겹치게 됐다. 넷마블이 이번에 발행한 2000억 규모 CP의 상환 시기는 내년 4월 12일이다. 앞서 지난 3월 조달한 1100억원 규모 CP도 1년물인 만큼 내년 3월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더해 스핀엑스 인수 차입금도 1조원 가까이 남아있다. 올해 넷마블은 스핀엑스를 인수할 때 마련한 외화 대출 차입금을 원화 대출 차입금으로 갈아탔다. 환율 리스크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1차 만기도 내년 6월로 밀렸다. 결국 내년 상반기 넷마블은 조 단위 차입 부담을 직면하게 된다.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 넷마블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6445억원이다. 같은 기간 넷마블의 단기 차입금은 1조8532억원으로 총 차입금(2조3444억원)의 약 80%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로선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넷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하이브나 엔씨소프트 등 상장사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넷마블은 하이브 지분 18.21%, 엔씨소프트 지분 8.88%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근본적으로는 게임으로 매출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 하반기 넷마블은 비교적 가벼운 과금 모델을 활용한 캐주얼한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이용자 풀 확대에 나섰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신작 3종을 내놓은 가운데 마지막 타자였던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크게 흥행하며 매출 성과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말까지 또 다른 신작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킹아서’, ‘나 혼자만 레벨업’, ‘아라문의 검’ 등이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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