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자산격차가 커지고, 매달 지출해야 하는 생활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빈곤의 악순환이다. 주거 양극화가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다“
그러나 두 수장의 말과는 달리, 정부의 정책은 여전히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부양책에 쏠려있다. 정부의 대출·세제 완화 정책과 더불어 특례보금자리론을 비롯한 각종 정책금융 상품들의 등장, 기준금리 인상 억제 등의 부양책이 이어지며, 서울 집값은 5월 이후 6주 연속 상승세로 돌아선 상태다. 한국부동산원 6월 4주 기준 송파구(0.26%)와 서초구(0.12%) 등 강남권의 상승세가 이어졌고, 마포구는 외곽에서 유입 수요가 증가하며 0.09%에서 0.11%로 고가 인기지역 위주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서울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집값 부양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많고 기준금리가 저점대비 높아지며 건설사들의 금융비용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토교통부의 5월 누계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는 15만7534호로 전년 동기(20만9058호) 대비 2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착공 역시 7만7671호로 전년 동기(14만9019호) 대비 47.9% 감소하며 반토막이 났다.
통상적인 인허가부터 실제 착공, 준공 시점까지 걸리는 시차를 고려하면 향후 2~3년간 주택공급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은 기존에 건설사들이 수주했던 물량의 공급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신규 택지발굴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공급절벽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건설기업의 자금조달은 간접금융시장을 통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데, 높은 조달 비용으로 인해 간접금융시장에서의 조달 여건도 어려운 상황이다.
2022년에 건설업 대출금 증가세가 가팔랐는데, 채권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건설기업의 대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최근 높은 금리로 인해 간접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졌으며, 건설업 차입금평균이자율은 금리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타 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간접금융시장에서의 조달 여건이 어렵다. 2016년 4분기 37.7조 원 정도였던 건설업 대출금은 2022년 4분기 67.8조 원 규모까지 증가했다.
이지혜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과 2022년 채권시장 신용경색 문제 등으로 인해 건설업 외부자금 조달 여건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경영 상황의 악화로 인해 건설기업 수익성이 감소하여 원활한 자금조달 및 유동성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짐에 따라 효율적 자금조달을 위한 경영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NICE신용평가는 “과거 주택호황기 중의 분양물량 증가로, 2023년 입주예정 물량은 예년 평균 수준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며, “2023년 이후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 요건 완화 등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금리가 정상화되어 전세가격의 상승이 선행되어야 주택시장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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