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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코로나 딛고 ‘기회의 땅’ 동남아 신사업 진출 활발

기사입력 : 2023-02-06 00:00

(최종수정 2023-02-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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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주목… 디지털 중심 K-증권 ‘인기’
전 세계 인구 4위 인도네시아 진출도 속속

증권가, 코로나 딛고 ‘기회의 땅’ 동남아 신사업 진출 활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딛고 ‘동남아시아 신사업 진출’ 포문을 다시 열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 문화적 수도 ‘호치민’과 동남아 최대의 비즈니스(Business·사업) 도시로 통하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중심이다.

방탄소년단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K-문화가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만큼 K-증권의 해외 진출도 기대를 모은다. 동남아는 경제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젊은 층 비중도 높아 디지털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 금융사들에 유리하다고 평가받는다. 외부 경제 환경이 불안한 가운데 1년 전에 비해 실적이 대폭 내린 증권사들이 동남아를 ‘기회의 땅’으로 보는 이유다.

베트남 ‘현지 1등’ 올라선 미래·한국
베트남은 국내 증권사가 가장 많이 진출해있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2007년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이 가장 먼저 진출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한화투자증권(대표 내정자 한두희닫기한두희기사 모아보기) 등 8곳이 호치민·하노이를 중심으로 법인을 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현지에서 각각 브로커리지(Brokerage·위탁매매), 커버드 워런트(CW·Covered Warrants) 부문 1위에 올라선 상태다. 지난 2007년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WTO·World Trade Organization)에 가입하며 금융 투자 자본이 본격 투입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자 두 증권사는 빠르게 움직였다.

최근에도 리오프닝(Re-opening·경기 재개)에 따른 베트남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30일 설경석 베트남 호치민사무소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글로벌(Global·해외) 사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인사였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외국계 종합 증권사 중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호치민거래소 기준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5.47%에 달한다. 순위는 1년 전인 2021년 7위에서 현재 5위로 두 계단 올랐다. 1위부터 3위까지가 VP증권(VPS), 사이공증권(SSI), VN다이렉트증권(VNDS) 등 모두 베트남 현지 증권사라는 점을 비춰봤을 때 긍정적 성과라 할 수 있다.

거기다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이병성) 역시 현지 전체 49개 운용사 중 5위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시너지(Synergy·협력 작용) 효과도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주요 기업 고객으론 베트남 삼성(회장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이라 불리는 ‘빈그룹’(Vingroup·대표 팸 나트 브엉) 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온라인 계좌개설, 비대면 마케팅 등 신속한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을 추진한 점이 시장점유율 상위권이란 결과를 만들었다”며 “지금은 이를 기반으로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 자기자본투자(PI·Principal Investment) 등 사업 영역을 점점 늘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KIS 베트남’(KIS Vietnam)이란 간판을 걸고 베트남 공략에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 현지에서 시가총액 2위와 6위 기업인 빈그룹과 호아팟(Hoa Phat Group·회장 쩐딘룽)을 찾아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 지원 및 자본시장 생태계 구축 협력을 약속했다. 2022년 6월, 정일문 대표의 해외 첫 출장 길도 베트남 현지법인 ‘KIS 베트남’이었다.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의 경우 베트남에서 외국계 증권사 최초로 지정 참가회사(AP·Authorized Participant) 및 유동성 공급자(LP·Liquidity Provider) 업무 자격을 취득해 현지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 ‘드래건 캐피털 자산운용’(대표 비트 슈치)과 ETF 관련 협약을 성사하기도 했다.

실적도 좋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세후 이익 2370억동(1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7% 급증한 수준이다.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2011년 0.6%에서 2022년 상반기 3.08%로, 5배 넘게 올랐다. 현재 호치민 본사와 6개 영업 네트워크(Network·연결망)에 전체 직원 27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 밖에 신한투자증권은 2015년 베트남 현지법인 ‘남안증권’을 인수해 2016년 베트남 법인 ‘SSV’를 설립했으며, KB증권도 베트남 현지법인 ‘메리타임’(Maritime Securities Incorporation)을 세우며 현지에 진출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나증권 역시 지난해 베트남 증권사 ‘BIDV 증권’(BIDV Securities) 지분 35%를 1420억원에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힘쓰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베트남 자회사 ‘NHSV’(NH Securities Vietnam)가 하노이 지점 개점식을 열었다. 2018년 출범한 NHSV는 1년이 지난 2019년 흑자 전환했다.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7%대로 전망한다. 베트남은 인도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최대 수혜국 중 하나로 꼽히는 데다 베트남 정부도 해외직접투자(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유치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베트남 자본시장이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만 39세 이하 젊은 층 비중이 60%를 넘는다는 점 역시 매력적인 요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베트남 ETF를 운용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배재규 대표는 최근 자사 공식 유튜브(YouTube) 채널을 통해 “베트남은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14조원 규모였던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현재 270조원으로 성장했다”며 “미·중 갈등으로 인한 여파가 베트남 경제에 더 많은 수혜를 줄 것”이라 내다봤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승승장구 ‘K-증권’
K-증권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신도심 중심지인 SCBD(Sudirman Central Business District)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대표 황현순) 등이 모여있다. 미국의 씨티그룹(Citigroup Inc.‧대표 제인 프레이저) 등 글로벌 금융사들과 현지 선점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인도네시아 역시 전 세계 인구 4위에 해당하는 큰 규모라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 주요 무대로 활용된다.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 국가 연합) 내 최대 경제시장도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국가 중 유일한 G20(Group of 20) 회원국으로,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 규모는 1조1192억달러(약 1836조원)에 이른다. 아세안 10개국 전체 경제의 35% 수준이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증권시장 시가총액은 6118억달러(약 756조8000억원)까지 확대됐다. 동남아 최대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국영 증권사인 만디리 증권을 큰 격차로 제치고 리테일(Retail·개인 영업)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3년째 유지 중이다.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는 94개 증권사 중 개인 고객 시장점유율 10%를 넘긴 것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처음으로 홈 주식거래 시스템(HTS·Home Trading System)과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MTS·Mobile Trading System)을 도입하는 혁신을 주도한 결과 개인투자자들을 모인 것이라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네시아에서 개인투자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최초의 유니콘(Unicorn·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신생 창업기업) ‘부칼라팍’(Bukalapak·대표 라흐맛 카이무딘) 상장을 주관하기도 했었다.

한국투자증권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IS인도네시아’를 앞세워 현지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엔 KB KMF(KB Finansia Multi Finance)의 루피아화 표시 공모 채권 발행 대표 주관을 완료했다. 2021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현지 통화 표시 공모 채권을 발행한 뒤 1년간 5건의 채권 발행을 마치는 등 잇따른 현지 공모 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성적을 거뒀다.

한국형 온라인 주식매매 시스템(KOINS)을 도입하는 등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IB 부문 경쟁력을 높이고자 증자도 진행 중이다. 최근 계열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에 ‘KISI 자산운용’(KISI ASSET MANAGEMENT) 지분 99%를 넘겨주는 계약을 체결하며 외연 확장을 도왔다.

1990년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온라인 펀드 판매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기 위해 BNC은행과 시나르마스(Sinarmas) 자산운용 등 현지 금융사들과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BNC은행은 이용자 2000만명에 이르는 현지 최대 인터넷 은행이며, 시나르마스 자산운용사도 현지 6위 운용사로, 인도네시아 최대 기업집단 중 하나인 시나르마스 기업 계열사다.

지난 2일엔 정영채 대표와 각 사업부 대표, 7개국 8개점의 현지법인장과 사무소장 등이 모여 해외 거점장 회의를 열고 글로벌 전략을 논의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를 글로벌 사업 확장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김홍욱 글로벌 사업본부 대표는 “올해 각 해외법인은 본사와의 긴밀한 협업 체계를 기반으로 해외 법인들의 IB, 해외채권 사업 수익성 제고에 힘쓸 예정”이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플랫폼사, 금융사와의 협업을 통한 동남아 시장 사업 확장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승인으로 현지 증권사인 밸버리(Valbury) 증권 지분 65%를 약 550억원에 확보하며 시장 점유를 예고했다. 지난 2017년 말 인수한 베트남 현지 증권사 ‘KBSV’를 2021년 11월 말 기준 자기자본 1960억원, 총자산 4700억원 증권사로 성장시킨 바 있기에 인도네시아에서의 활약도 주목된다.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서비스와 자본력을 바탕으로 밸버리를 동남아 선도 탑(Top) 5 증권사로 도약시키겠단 목표다.

현재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 등도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울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는 지난달 30일 ‘흔들림 없는 금융 안정, 내일을 여는 금융산업’을 만들기 위한 2023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금융산업 해외 진출 성공사례를 늘리겠단 뜻을 밝혔다.

경쟁력 있는 신용 정보·지급 결제 시스템 등 금융 인프라(Infrastructure·사회적 생산 기반)의 신흥국 수출을 활성화하고,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기업의 해외 진출 시 현지 시장정보 안내부터 해외투자자·인력, 협력기업 네트워킹(Networking·관계망) 주선까지 다각도에서 지원하겠단 설명이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협회장 선거 공약으로 “회원사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국제업무부를 대외정책부로 이관했다. 그는 재직 시절 미래에셋 영토를 미국, 캐나다, 홍콩 등 10개국으로 넓혔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각국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돌파구 중 하나로 해외시장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동남아 금융시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데다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주요 증권사들의 관심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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