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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익률 벗어나자”…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이달 본격 시행

기사입력 : 2022-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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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퇴직연금의 기본 설정값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은 ‘연금 준비는 빨리 준비할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퇴직금을 어디서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금퇴족으로 은퇴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이는 지난 27일 하나은행이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연 ‘디폴트옵션 라이브 세미나’에서 연금사업본부 관계자들이 강조한 말입니다.

앞서 지난 7월 12일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이미 도입됐지만 시행은 미미한 상태입니다. 은행과 증권사 등이 디폴트옵션 상품 출시를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에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말 승인 여부를 금융사들에게 일괄 통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달부터 디폴트옵션 상품들이 본격 쏟아질 전망입니다.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붙은 이유는
사진=본사DB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본사DB
‘퇴직금’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과거 근로자는 퇴직 시 기업으로부터 퇴직금이라는 목돈을 한 번에 받았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어려워지면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생겼죠. 또한 일시불로 거액의 목돈을 받았기 때문에 날려 먹기 십상이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5년 12월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 제도는 기업에게 퇴직금 지급을 위한 재원을 외부 금융사에 적립하도록 합니다. 근로자는 일을 그만둘 때 회사가 아닌 금융사에게 연금 또는 일시금을 받게 됐죠.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300조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익률은 고작 1~2% 수준입니다. 퇴직연금 계좌 안에 있는 돈이 원리금보장상품에 고이 잠든 영향입니다. 정부가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게 된 배경이죠.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작년 12월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을 예고하며 “근로자의 무관심, 금융 전문성 부족 등 다양한 사유로 인해 퇴직연금 적립금은 대부분(약 89%)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었다”며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1%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근로자 수급권 보장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정부는 수익률 제고를 도모하고 근로자 수급권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방치·무관심 ‘디폴트’인 퇴직연금을 깨우자
디폴트옵션에서 ‘디폴트(default)’는 기본 설정값을 뜻합니다. 퇴직연금의 기본 설정값인 것이죠. 현생이 바빠 미처 챙기지 못하는 퇴직연금을 내가 사전에 지정한 상품에 금융사가 알아서 굴려줍니다.

디폴트옵션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우선, 금융사는 기존 상품 만기일 전에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상황을 통보합니다. 가입자가 만기 후 4주가 지나도 별도의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면 디폴트옵션 발동 예정을 알립니다. 통지 이후에도 2주간 소식이 없을 경우 가입자가 미리 결정한 상품에 편입합니다.

다만, 디폴트옵션은 운용 수익이나 손해를 근로자 개인이 책임지는 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한정해서 적용됩니다. 본인이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돼 있는지, 가입돼 있다면 DC형인지 등 관련 정보는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을 활용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자료=본사DB, 고용노동부, NH투자증권100세시대연구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본사DB, 고용노동부, NH투자증권100세시대연구소
그럼 DC형은 무엇이고 IRP는 또 뭘까요.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DB)형 ▲DC형 ▲ IRP로 분류됩니다. 디폴트옵션이 적용되지 않는 DB형은 회사가 적립금 운용을 책임지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이 사전에 확정한 시스템입니다. 이익이 나면 회사의 몫이게 되죠. 하지만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만큼 돈을 메꿔야 합니다. 회사는 원리금을 지키는 것이 목표가 되죠.

DC형은 근로자 개인이 직접 적립금 운용을 책임지고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이 변동됩니다. 또한 IRP는 개인이 금융기관에 가입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형태입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요즘, 퇴직연금이 끊기지 않고 계속 투자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디폴트옵션, ’수익률’ 끌어올릴까
호주와 미국은 일찌감치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혜택을 보도록 했습니다. 호주 퇴직연금은 ‘슈퍼애뉴에이션’이라고 합니다. 디폴트옵션인 ‘마이슈퍼’ 적용으로 연 8~9%의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은퇴 후 백만장자가 되기 위해선 퇴직연금 ‘401(k)’에 납입 한도액을 최대한 넣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10년 가입자에게 연 8%가 넘는 수익률을 제공해 화제가 된 바 있죠. 미국은 DC형에 해당하는 401(k)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했습니다.

우리나라 디폴트옵션은 장기투자에 적합한 원리금보장상품과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펀드(BF), 스태이블밸류펀드(SVF), 부동산인프라펀드 등 크게 5가지입니다.

특히 TDF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디폴트옵션의 87.3%가 TDF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TDF는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Target Date)로 해 생애 주기에 따라 위험자산과 채권 등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 배분 펀드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 자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설계됩니다.

조만간 회사나 금융사에서 디폴트옵션 관련 서류 작정에 대한 연락이 올 겁니다. 은퇴가 아닌 금퇴를 맞기 위해서는 이를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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