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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보다 무서운 불확실성…증권사 리스크 관리 시험대

기사입력 : 2026-07-3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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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운용부터 WM까지…하반기 화두는 '금리 변동성 관리'
연준은 멈췄지만 시장금리는 뛰었다…IB·PI 전략 재편 불가피

미 연준은 지난 28~29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준(Fed) 의장 기자회견(2026.07.29) 모습. / 사진출처= Federal Reserve 유튜브 채널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미 연준은 지난 28~29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준(Fed) 의장 기자회견(2026.07.29) 모습. / 사진출처= Federal Reserve 유튜브 채널 갈무리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국내 증권가는 오히려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가운데 미국 장기금리가 급등하면서 하반기 증권사의 성적표는 시장 방향보다 '금리 변동성 관리'가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증시 호황과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뤘던 증권사들은 하반기 들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채권 운용과 PI, IB, WM 전반에서 금리 변동성에 대응하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실적을 좌우할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28~29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이 3명에 달하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매파적 동결(hawkish hold)'로 받아들이고 있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것은 기준금리보다 시장금리의 움직임이다.

FOMC 이후 미국 국채시장에서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하락한 반면 장기물 금리는 급등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24%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4.67%대로 올라섰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FOMC가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기보다 불확실성 장기화라는 부담을 남겼다고 평가한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 임원은 "시장이 원하는 것은 금리 동결 자체가 아니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명확한 신호"라며 "연준의 메시지가 모호해질수록 장기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운용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는 채권 운용이다. 장기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지만, 향후 금리 하락 국면에서는 오히려 투자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채권 듀레이션을 조정하고 헤지 전략과 유동성 확보를 병행하는 등 변동성 대응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PI 부문 역시 운용 전략 재편이 불가피하다. 금리 상승은 메자닌과 구조화금융, 부동산 PF 등 자기자본 투자 자산의 평가가치와 회수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 확대보다 자본 효율성과 유동성 관리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에서도 수익성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순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도 자유롭지 않다. 장기금리 상승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 할인율을 높여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최근 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AI·반도체 등 성장주도 높은 금리 환경에서는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하반기 증권사들의 성적표는 시장 방향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느냐보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IB 부문도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질 경우 회사채 발행과 구조화금융 시장의 회복 속도가 늦어질 수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에서도 금리 부담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변동성 확대가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질수록 채권형 상품과 단기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WM 부문에서는 증시 상승으로 확보된 고객 자금이 어디로 이동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선호할 경우 발행어음과 RP, MMF, 단기채 ETF, 월배당 ETF 등 안정형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들도 이들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며 고객 자산 재배분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FOMC를 계기로 하반기 시장의 화두가 '금리 인하 기대'에서 '금리 변동성 관리'로 옮겨갔다고 평가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준이 금리를 움직이지 않아도 시장금리가 먼저 상승하면 금융 환경은 사실상 긴축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상반기가 상승장이 만든 실적이었다면 하반기는 리스크 관리가 만드는 실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금리 방향을 맞히는 증권사보다 변동성을 관리하며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증권사가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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