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지난달 행정예고한 2022년 전기자동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에 따르면, 올해 차값이 5500만원 미만인 모델에 전기차 보조금 100%를 지급한다. 작년 6000만원에서 500만원 낮춘 것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대중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보급형 차량을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는 공장도가를 전기차 보조금 기준으로 삼겠다고 행정예고했다가, 불과 며칠만에 권장소비자가로 바꾼 바 있다.
이는 수입차 회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공장도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국산차 업계에 비해 여러모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또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깡통모델'이 포함된 다양한 트림을 들여오기 힘든 구조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되는 특성상 대부분 기본적인 옵션이 이미 포함된 형태로 수입돼 기본 가격대가 높다.
가령 EV6 롱레인지 트림별 권장소비자가는 라이트 5020만원, 에어 5120만원, 어스 5595만원, GT라인 5680만원이다. 상위 트림에는 ADAS(첨단운전자보조), 고급 내외장 장치 및 소재 등이 포함됐지만 주행성능과 관련된 사양은 저가 트림과 동일하다. 5500만원이 넘는 어스·GT라인도 보조금 100% 지급 대상인 것이다.
수입차도 가격 책정에 있어 한결 편해졌다. 사실상 필수 편의사양을 옵션으로 두고 차량 가격을 낮춰 100% 보조금 대상에 포함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전기차 전문 브랜드 폴스타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폴스타의 폴스타2 싱글모터는 5490만원으로 책정됐다. 첨단운전자보조와 열선·스티어링휠 등 국내 소비자가 좋아하는 옵션 패키지 형태로 내놨는데, 사전계약자 70%가 두 가지 옵션을 모두 선택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번 가격 기준 변경은 정부가 전반적인 제조사 의견을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고급차로 분류되는 모델도 옵션 정책으로 100%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급형 모델에 해당하는 소형 전기차의 가격적인 장점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산 전기차 육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은 지난 21일 발간한 산업 동향 자료에서 일본·중국·독일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이 자국 전기차 육성을 골자로 한 보조금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자연은 "국내에서도 전기차 보조금 실익을 높일 수 있는 합리적 정책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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