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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SK그룹 도약 때마다 그가 있었다…이번엔 배터리

기사입력 : 2022-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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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경영 경험…기술 해박한 오너 경영인
수주잔고 220조 달성…글로벌 선두권에 진입

△ 1963년생 / 미국 브라운대학교 물리학과 학사 /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재료공학 석사 /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 SK엔론(현 SK E&S) 대표이사 / SK가스 대표이사 / SK텔레콤·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 / SK(주) 대표이사 / 현 SK온 대표이사이미지 확대보기
△ 1963년생 / 미국 브라운대학교 물리학과 학사 /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재료공학 석사 /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 SK엔론(현 SK E&S) 대표이사 / SK가스 대표이사 / SK텔레콤·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 / SK(주) 대표이사 / 현 SK온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 배터리 사업 수장으로 그룹 경영에 8년 만에 복귀한 최재원닫기최재원기사 모아보기 SK온 수석부회장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경쟁기업에 비해 배터리 시장에 늦게 뛰어든 SK지만 그룹 차원의 막대한 지원과 최근 수주전에서 잇따른 승리하고 있다.

이 같은 시기에 그룹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재원 카드를 투입해 업계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글로벌 경험과 배터리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무기로 더욱 격렬해지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SK 배터리 진출 1등 공신
최 수석부회장은 다재다능한 경영인이다.

그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석사를 받는 등 기술 분야에 밝다.

글로벌 경영능력을 갖춘 SK그룹 내 대표적 전략기획통이기도 하다. SK텔레콤에서 전략지원부문장을 거친 그는 2000년대 후반 SK그룹 부회장단을 이끌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했다. 이후 SK E&S, SK가스 등 에너지 계열사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최 수석부회장은 다른 기업·기관들과 협상 과정에서 부각을 드러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 시절에는 3세대(3G) 이동통신 IMT2000 사업권을 따내는 데 일조했다. 또 SK E&S가 미국 엔론으로부터 추가 지분을 인수하는 협상을 최 수석부회장이 직접 주도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최 수석부회장은 형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에게 배터리 사업을 제안한 인물로 알려졌다. 에너지·통신 사업 중심인 SK그룹이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이후 최 수석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2005년 배터리 사업에 본격 진출한 SK는 2010년 현대차 소형 전기승용차 블루온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첫 결실을 맺었다. 최 수석부회장은 블루온 시승행사에 참석해 직접 차량을 몰아보는 등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최 수석부회장은 2013년 SK그룹 계열사 펀드 출자금을 옵션투자금으로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 이후 취업제한 조치까지 끝난 지난해말 SK온 공동대표로 경영에 복귀하기 8년의 공백이 있었다.

이 기간에도 그는 SK의 주요 배터리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주목받았다. 2012년 SK온 첫 배터리 양산기지인 서산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8년 헝가리 코마롬 배터리 공장, 2019년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작년 7월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글로벌 배터리 인재 육성 차원에서 미국 출장길에 올랐을 때도 최 수석부회장이 동행했다.

앞선 수감 생활 중에는 직접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장에게 편지를 보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그는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유 사업을 대체할 정도로 유망한 사업”이라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SK온 취임 이후 “SK온을 빠르게 키워 SK그룹의 탈탄소 전략 가속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서비스 시장 확대에 기여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대주주이기도 한 최 수석부회장의 책임 경영을 통해 중요한 성장기를 맞은 배터리 사업을 SK그룹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동시에 SK온을 배터리 분야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車배터리 시장 5위 진입 ‘공격경영’ 가속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짧은 기간 동안 단숨에 성장해 글로벌 경쟁기업을 긴장케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배터리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배터리 탑재용량 점유율에서 SK온은 5.6%다.

연간 순위에서 처음으로 삼성SDI(4.5%)를 제치고 전체 5위를 차지했다. 1위 중국 CATL(32.6%)과 2위 LG에너지솔루션(20.3%) 등 선두권 기업과 격차는 다소 크지만 회사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작년 SK온 성과는 대부분 국내 기업인 현대차·기아 수주로 인한 성과로 파악된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신형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SK 배터리 성과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수주한 폭스바겐·포드 전기차배터리 공급이 본격화하면 SK 성장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 미국 조지아 1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현지에서 판매되는 폭스바겐 ID.4에 탑재된다. 포드와 만든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는 오는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미국은 SK가 전략적으로 육성을 시작한 시장이다. 친환경 정책에 대해 비우호적인 입장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을 거치며 전기차 시장 규모도 중국이나 유럽에 비해 작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에는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후발주자인 SK가 함께 커나가기에 최적의 입지를 갖춘 셈이다.

이 같은 성과에 SK온은 작년 10월말 기준 수주 잔고가 1.6TWh로 원화로 환산하면 220조 원을 달성했다.

이는 배터리 1위 기업 CATL과 비슷한 글로벌 2위권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SK온은 연이은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배터리 생산능력도 발빠르게 키우고 있다. SK온 배터리 생산능력은 2021년 40GWh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2년 마다 거의 두 배씩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수주전 핵심카드
비교적 빠른 성장에 성공한 SK온이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세를 고려하면 본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평가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앞다퉈 공격적으로 전기차 확대 계획을 내놓고 있다.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나 생산을 중단하고 전동화 모델로 완전 전환하는 시점도 2035~2040년경으로 제시한다.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동시에 업계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 뻔하다.

실제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간 협력관계는 예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으로부터 수년간 배터리를 공급 받아온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 배터리 공급사를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로 바꿨다.

SK이노베이션과 미국에서 협력 관계를 맺은 독일 폭스바겐은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와 유럽에서 배터리 양산공장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기업 의존도를 벗어나 유럽 배터리 자립을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그간 자국 배터리 보호 기조 속에 한국 기업 사업활동이 제한적이었던 중국도 해외기업에 문호를 열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온은 최 수석부회장이 이 같은 상황에서 활약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가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믿는 것이다.

SK온은 “기존 대표이사인 지동섭 사장은 경영 전반을 담당하고, 최 수석부회장은 성장전략과 글로벌 네트워킹을 맡는다”고 밝혔다.

SK온도 추가 수주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현대차는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7에 탑재될 배터리 파트너로 SK온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드는 지난해 11월 2023년까지 전기차 60만 대를 생산해 업계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합작 파트너인 SK온의 역할 강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투자금 마련 과제도
최 수석부회장에게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막대한 투자금을 마련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지난해 SK온은 매출 3조 398억 원, 영업손실 683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배 가까이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적자 규모가 38% 늘었다.

SK온은 적자 확대 이유를 작년 1분기 가동을 시작한 중국·혜주 옌청 공장 초기 운영비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빨랐던 성장세에 대한 부작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은 경쟁사 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저가 수주 논란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수익성 회복 속도도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과 소송 여파에 따른 합의금도 지속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온은 당장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미국 폭스바겐향 배터리 공급이 본격화하면 올해 첫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원재료 인상 추이 등을 고려해 SK온 첫 흑자전환 시기를 오는 4분기경으로 본다. 이어 포드 배터리 공급이 시작되면 의미있는 수익성을 남길 수 있을 전망이다.

SK온 진선미 배터리기획실장은 지난 1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포드 JV공장을 가동하는 2025년경에는 미드싱글디짓(4~6%대) 수준 영업이익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거론하고 있는 물적불할 후 IPO(기업공개) 규제와 관련해서도 SK이노베이션은 “현재 SK온 IPO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SK온은 당장 공장 건설에 필요한 투자금을 신주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7일 진행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KKR, 칼라일그룹와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사우디아라비아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등이 대거 참여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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