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규제책과 임대차법 등 정책 여파로 서울의 부동산 거래량이 연일 급격히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2061건이었다. 1년 전인 2019년 10월에는 1만1583건이었다. 6.17 부동산대책 등 규제책이 본격적으로 발표되기 시작한 올해 6월 1만5606건으로 오른 이후, 7월 1만638건, 8월 4986건, 9월 3751건 등으로 계속해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역시 최근 1년 사이 가장 적은 거래량인 7002건을 기록했다. 7월 1만7883건, 8월 1만3355건을 기록하다 9월에 1만 건 선이 붕괴되며 9347건을 기록한 지 한 달만의 일이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강북구와 강동구의 전월세 거래량이 소폭 늘었을 뿐, 나머지 구들은 대부분 전월세 거래량이 하락했다.
◇ 임차인들의 계약갱신청구권, 전세매물 잠김 현상 필연적이었나
정부는 지난 7.10 부동산대책을 통해 임대차법 시행을 알렸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는 8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전월세신고제는 2021년 6월부터 시행예정이다.
이 중 계약갱신청구권이 전세시장의 ‘매물잠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2+2년'을 보장하고, 임대료 상승 폭은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상한을 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전달(187.0)보다 4.1포인트 상승한 191.1로, 19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란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5월 160을 넘긴 이후 임대차법 시행 이후인 8월에는 180.5, 9월 187.0, 10월 191.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있던 사람들이 안 나와도 된다는 정책이 마련됐는데 새로 거래가 발생할 리가 있냐”며, “지금 정책이 나오는 걸 보면 젊은 사람들을 위한 주거안정이라는 목적 자체를 잊은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부동산114는 “일명 ‘전세난’으로 불릴 수도 있는 지금의 상황을 조기에 진화할 필요가 있지만, 정부의 전세대책 준비에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가 만족할 ‘뾰족한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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