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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기사 모아보기 셀트리온 회장이 승계 플랜을 새로 짜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달 15일 열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상속 계획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한때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하며 2세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던 그였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길을 걷는 모습이다.승계가 쉬운 일은 아니다. 서 회장이 감당해야 할 상속·증여세율이 60%에 달해서다.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 지분 가치는 11조 원을 웃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6조~7조 원 규모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회사의 절반은 국가 소유가 될 거란 표현도 상속세 부담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플랜1. 자사주 소각, ‘주주친화’이자 ‘승계친화’
서 회장의 주 승계 전략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다.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줄고, 대주주 지분율은 자동으로 상승한다. 세금 없이 지배력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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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서 회장과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가 각각 셀트리온 주식을 500억 원, 1000억 원, 500억 원 취득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셀트리온이 보유한 총 자사주는 지난달 26일 기준 1048만7157주(4.7%)에 이른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표면적으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이지만 실질적으론 상속세 부담을 고려한 승계 플랜의 핵심 수단이다. 서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은 투자자들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상속 방법”이라며 “어차피 내야 하는 상속세를 가지고 안정적으로 오너 2세들이 경영하게 하는 법은 자사주를 매입, 소각해 제 지분율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플랜2. 지배력 직선화 핵심, ‘3사 합병’
서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는 법은 하나 더 있다. 지배구조 자체를 단순화하는 방법이다.서 회장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과업으로 삼는 이유다. 서 회장은 합병 추진 이유로 ‘바이오 업무 통합 관리‘를 제시했지만 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3사 통합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한 뒤 지주사 경영권을 2세에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계자는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다.
서 회장은 이미 2023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성공하며 목표의 절반 이상 달성했다. 남은 퍼즐은 셀트리온제약이다. 3사 통합 추진 당시 셀트리온제약은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며 주주 반대에 부딪혀 합병이 무산된 바 있다.
합병 이후엔 지배구조가 ‘서정진 회장→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에서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홀딩스→통합셀트리온’로 바뀐다.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을 일정 수준 보유하면 그룹 전체에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셀트리온홀딩스 최대 주주는 서정진 회장으로, 지난달 29일 기준 98.1%를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셀트리온 22.6%, 셀트리온제약 54.8% 등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셀트리온 개인 지분은 3.9% 규모다.
플랜3. 무증 카드, 유동성·주주 설득 동시 확보
셀트리온은 지난달 26일 13년 만에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규모는 847만7626주, 비율은 1주당 0.04주다.셀트리온 주주는 이번 무상증자로 약 4% 주식배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무상증자 비율이 앞서 소각한 자사주 규모를 감안해 산정됐다는 사실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주당 가치를 높이고, 무상증자로 유통주식수를 늘려 시장 유동성을 확보하는 이중 전략을 쓴 셈이다.
이는 곧 ‘주가 부양→주주 설득→합병 성사→지배력 정리’라는 승계 플랜을 뒷받침하는 핵심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지분은 그대로, 자금은 풍부하게, 명분은 확실하게’ 승계가 가능한 밑그림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무상증자는 기업 가치와 미래 성장성에 대한 셀트리온의 자신감 및 최근 저평가되고 있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며 “공매도 재개 이후 관세 이슈 등 외부 수급 요인에 따라 셀트리온의 기업 가치와는 무관하게 내재 가치 이하로 평가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시장의 신뢰 상승과 주주가치 제고를 모두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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