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은 이미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요율검증 확인서를 회신했고, 이르면 이번 주 중 나머지 손보사에도 확인서가 회신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이 제출한 인상 요율은 2~3% 수준으로, 내부 의사결정 절차와 전산 작업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다음달 초 인상된 보험료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는 기록적 폭염과 태풍 등의 환경적 요인은 물론, 정비수가와 최저임금 상승 등 제도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3분기까지 누적 2100억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보며 울상을 짓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러한 점을 들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에서 지나치게 적자가 발생할 경우 다른 상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은 누구 하나 먼저 나서서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 요인을 모두 반영하기보다는 과잉 정비로 인한 보험금 누수 현상 해결, 각종 사업비 절감 요인 해소 등 보험료 인상 요인을 가급적 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과도한 인상을 자제하려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업계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가 총대를 메고 나서서 먼저 인상을 하고, 나머지 경쟁 대형사부터 중소형사들이 순차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진행했겠지만, 이번만큼은 삼성화재 역시 잠잠한 모습이다.
보험업계는 오는 2022년 도입될 IFRS17를 앞두고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손보사의 영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보험에 있어 먼저 나서 보험료를 인상했다가는 소비자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살 수도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점유율은 삼성화재가 28.9%로 여전히 1위지만, 30% 이상을 차지하던 과거에 비하면 다소 비중이 줄어들었다. 뒤를 이어 현대해상이 19.5%, DB손보가 19.2%, KB손보가 12.1%, 한화손보가 5.2%, 메리츠화재가 4.8%로 뒤를 잇고 있다. 2위권 회사들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삼성화재가 무리한 행동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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