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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3세 한상철, ‘도입약 대리점’ 꼬리표 뗀다…체질개선 ‘박차’

기사입력 : 2026-11-02 11:14

(최종수정 2026-11-0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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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큐보’ 안착에 제품 비중 54% 역전…원가율 늪 탈출 시동
백암공장 249억 증축…생산 내재화로 OPM 적자 반전 총력
중앙연구소 개편·외부 인재 영입…차세대 혁신신약 R&D 가속

오너 3세 한상철 대표체제를 본격화한 제일약품이 고질적인 저마진 유통사 굴레를 벗고 체질 개선의 분수령을 맞았다. /이미지=생성형 AI이미지 확대보기
오너 3세 한상철 대표체제를 본격화한 제일약품이 고질적인 저마진 유통사 굴레를 벗고 체질 개선의 분수령을 맞았다. /이미지=생성형 AI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오너 3세 한상철 대표체제를 본격화한 제일약품이 ‘저마진 유통사’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정’의 시장 안착과 용인 백암공장 증축 완공이 맞물린 가운데, 그간 외형 성장의 발목을 잡아온 높은 원가율 구조를 걷어내고 실질적인 수익성 반등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70%대 매출원가율 부담…2분기 OPM 적자 전환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연간 매출액은 2022년 7222억 원, 2023년 7263억 원, 2024년 7045억 원을 기록한 뒤 2025년 5672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글로벌 제약사의 의약품 유통(상품매출)에 의존해온 구조적 한계와 높은 원가율 부담이 실적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제일약품의 매출원가율은 2022년 78.3%, 2023년 74.6%, 2024년 74.8%로 수년째 70%대를 이어왔다.

높은 원가 부담에 판관비 집행이 더해지면서 연도별 영업이익률(OPM)은 2021년 마이너스(-)1.50%, 2022년 -1.87%로 적자가 이어지다 2023년 1.20%로 흑자 전환했으나 2024년 다시 -2.69%로 내려앉았다. 이어 2025년에는 3.65%로 반등세를 보였다.

최근 분기별 추이를 보면 이익 변동성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5년 3분기 7.29%였던 영업이익률은 2025년 4분기 0.40%로 낮아졌고, 2026년 1분기 0.32%를 기록한 데 이어 2026년 2분기에는 -4.81%로 적자 전환했다.

수익성 부진은 기업 밸류에이션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주가를 1주당 순자산가치(BPS)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기업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배 미만은 주가가 보유 순자산 장부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제일약품의 PBR은 2025년 하반기 1배 수준에서 최근 0.7배 부근까지 하락하며 주가 부진 국면을 반영하고 있다.

‘자큐보’, 판권·제조 마진 잡는 효자 품목



제일약품은 이러한 원가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자체 제품 비중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핵심 동력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다. 자큐보는 한상철 대표가 2020년 신설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제일약품이 국내 유통과 제조를 전담하도록 설계됐다.

수수료 차감 후 제한된 마진만 확보했던 타사 도입 의약품 유통 시와는 달리, 자큐보는 국내 독점 판매권과 제조권을 동시에 보유해 판권 수익과 생산 마진을 모두 내재화할 수 있는 구조다.

독립적인 R&D 전문법인을 통한 신약 개발 방식은 상업화 성과로 이어졌다. 2024년 10월 상업화에 나선 자큐보가 시장에 안착하고, 2025년 3월 취임한 한 대표의 체질 개선 작업이 가속화하면서 자체 제품 중심으로 실적 구조가 개편됐다.

과거 2022년 20%, 2023년 22%, 2024년 30%, 2025년 45% 수준이던 자체 제품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54%까지 늘며 상품매출(45%)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고마진 자사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2022년 78.3%에 달했던 매출원가율 역시 2025년 62.5%, 올 상반기 59.3%까지 떨어졌다.

처방 현장에서도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제제의 빠른 세대교체 흐름을 타면서 매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큐보의 처방액 증가가 제일약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고마진 제품 비중을 늘려주는 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백암공장 249억 증축・R&D 조직 개편 총력



생산 인프라 효율화와 R&D 체질 전환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제일약품은 약 249억 원을 투입해 진행한 용인 백암공장의 고형제 생산 라인 증축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증축을 통해 내용고형제 생산 능력은 기존 대비 70% 이상 확대된다.

자체 생산 능력 확충은 외부 위탁 제조 물량을 내재화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원가율을 하락시키는 재무적 이점을 제공한다. 아울러 자큐보의 공급 물량을 소화하고 위탁생산(CMO) 수주를 병행해 공장 가동률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단기적 수익성 개선을 넘어 중장기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R&D 체제 개편도 단행했다. 제일약품은 중앙연구소 조직을 기존 3개 실 체제에서 혁신신약센터와 합성연구센터 등 2개 센터 체제로 전면 재편했다. 과제 중심 연구 체계 구축과 함께 대웅제약 출신의 신약개발 전문가 박준석 전무를 중앙연구소장으로 선임하는 등 외부 핵심 연구인력도 영입했다.

현재 전임상 중인 고형암 항암신약 후보물질(JP9441)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JP10259)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을 가속해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로 연결짓겠다는 구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높은 상품 의존도로 인해 분기별 이익 변동성이 컸다”며 “자큐보의 처방 확대와 백암공장 내재화율 상승이 실질적인 원가율 하락과 수익성 안정화로 이어질지가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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