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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캐슬서 르엘까지…고급 주거전략 진화시킨 롯데건설 [건설 브랜드의 역사 ⑦]

기사입력 : 2026-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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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등 그룹 관련 건축사업 수행
롯데월드타워 시공·르엘로 확장

▲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건설이 시공한 롯데월드타워는 지상 123층, 높이 555m 규모로 2017년 4월 개관한 국내 최고층 건축물이다. 사진제공 = 롯데건설이미지 확대보기
▲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건설이 시공한 롯데월드타워는 지상 123층, 높이 555m 규모로 2017년 4월 개관한 국내 최고층 건축물이다. 사진제공 = 롯데건설
[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1999년 외환위기 여파로 국내 건설업계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고급 아파트 '롯데캐슬84'를 선보였다. 분양가 자율화에 맞춰 대형 주택과 고급 마감재를 적용한 차별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후 롯데캐슬은 롯데건설의 대표 주거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2019년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 출시로 이어졌다.

롯데건설은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등 대형 건축사업을 수행하며 시공 역량도 확대했다. 특히 2017년 개관한 롯데월드타워는 초고층 건축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표 사업이다. 주택 브랜드의 변화와 대형 건축사업 경험은 롯데건설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는 두 축이다.

평화건업에서 롯데건설로…외환위기 속 롯데캐슬 탄생

롯데건설의 전신은 1959년 법인으로 전환한 평화건업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삽교천 방조제 등 주요 토목공사에 참여했으며, 1970년대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도로공사를 수주하며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1978년 롯데그룹이 평화건업을 인수한 이후 롯데평화건업을 거쳐 롯데건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롯데월드와 호텔 등 그룹 관련 건축사업을 수행하며 사업 기반을 넓혔다.

주택사업의 전환점은 1999년 찾아왔다. 외환위기로 주택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이 이어졌지만 롯데건설은 분양가 자율화를 계기로 고급 아파트 시장에 진입했다.

롯데건설이 2019년 발간한 '롯데건설 60년사'에 따르면 당시 임승남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서울 서초동 한일은행 합숙소 부지에 고급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분양시장 침체와 높은 분양가격에 대한 우려에도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롯데캐슬84는 총 84가구로 구성됐다. 208㎡ 단일 대형 주택으로 계획하고 외벽 석재 마감과 가구별 문양 등을 적용했다. 분양가는 당시로서는 높은 수준인 3.3㎡당 1000만원을 넘었다.

1999년 2월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3월 청약을 진행한 결과, 공급 물량의 분양을 마쳤다. 고급 주택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 성과를 거두면서 롯데캐슬은 주택사업 확대의 기반이 됐다.

브랜드 명칭에는 유럽의 성처럼 고급스러운 주거 공간을 구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화강석 외벽과 독수리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롯데건설은 이후 고급형 아파트에는 롯데캐슬을, 일반 아파트에는 '롯데낙천대'를 적용하는 이원화 전략을 운영했다.

롯데낙천대는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강조한 브랜드로 1999년 말 서울 평창동 아파트에 처음 적용됐으며 전국 24개 단지에 사용됐다.

그러나 롯데캐슬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브랜드 변경 요구가 나타났다. 2004년 서울 양천구 목동 롯데낙천대 입주 예정자들이 롯데캐슬로 명칭을 바꿔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해당 단지는 '롯데캐슬 위너'로 변경됐다. 롯데건설은 주민 전체 동의가 이뤄진 단지를 대상으로 브랜드 변경을 허용하는 등 롯데캐슬 중심으로 운영 체계를 정비했다.

롯데월드타워로 초고층 기술력 입증…주거 디자인도 변화

롯데건설의 대표 건축사업인 롯데월드타워는 서울 송파구 잠실에 들어선 지상 123층, 높이 555m 규모의 국내 최고층 건축물이다.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꾼 이 건축물에는 롯데건설의 초고층 시공 기술이 집약됐다.

사업의 출발점은 1987년 신격호닫기신격호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구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사업계획 변경과 인허가 과정을 거쳐 2010년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고, 첫 구상으로부터 30년이 지난 2017년 4월 문을 열었다.

555m 높이의 건축물을 세우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건물의 막대한 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기초공사에 레미콘 차량 5200여 대가 투입됐으며, 32시간 동안 고강도 콘크리트를 연속 타설했다.

높이 올라갈수록 거세지는 바람도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롯데건설은 바람에 따른 횡하중에 대응하기 위해 아웃리거와 벨트트러스, 다이아그리드 등 특수 구조 시스템을 적용했다. 외벽에는 약 2만개의 커튼월 유닛과 4만여 장의 유리가 사용됐으며, 곡면 구간은 형태에 맞춰 개별 제작한 자재를 설치했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건설이 초고층 건축 기술과 시공 경험을 축적한 상징적인 사업으로 남았다.

주택사업에서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에 대형 복합건축물 시공 실적을 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주거 브랜드 디자인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롯데건설은 2006년 롯데캐슬의 독수리 문양을 방패 형태와 결합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편했다. 이후 외관과 문주, 조경 등 단지 디자인을 개선했다.

2018년에는 '롯데캐슬 3.0'을 발표했다. 기존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수직선을 강조한 외관과 캐슬 스트라이프, 메가프레임 등을 적용하는 방향이었다. 새로운 디자인은 2019년부터 분양 현장에 순차적으로 도입됐다.

초기 롯데캐슬이 유럽 성의 외형과 고급 마감재를 강조했다면 이후에는 건축물의 형태와 단지 전체의 디자인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하이엔드 '르엘' 출범…강남권 정비사업으로 영역 확대

롯데건설은 2019년 10월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르엘'을 출시했다. 롯데캐슬과 별도로 고급 주거 수요를 겨냥한 브랜드를 마련한 것이다.

르엘은 한정판을 뜻하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의 약자 LE와 롯데그룹의 고급 브랜드에 사용되는 EL을 결합한 명칭이다. 브랜드 철학으로는 '사일런트 럭셔리(Silent Luxury)'를 내세워 외형적인 화려함보다 공간의 품질과 주거 경험을 강조했다.

르엘이 처음 적용된 사업장은 서울 강남구 대치2지구 재건축과 서초구 반포우성 재건축이다. 2019년 분양 당시 각각 '르엘 대치'와 '르엘 신반포 센트럴'이라는 이름으로 공급됐으며, 현재 대치르엘과 반포르엘로 불린다.

이후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과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등 대규모 정비사업에도 르엘을 적용했다. 청담르엘은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한 1261가구 규모 단지이며, 잠실르엘은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조성된 1865가구 규모 단지다.

특히 잠실르엘은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등 롯데그룹의 주요 시설이 밀집한 잠실에 들어섰다. 롯데건설이 장기간 건축사업을 수행해 온 지역에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과 강남구 도곡우성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성수4지구에는 '성수 르엘 S70', 도곡우성에는 '도곡 르엘'을 단지명으로 제안하는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정비사업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공사비와 금융 조건, 설계안, 조합원 분담금 등이 시공사 선정에 영향을 미친다. 하이엔드 브랜드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롯데건설의 주거 브랜드 전략은 외환위기 당시 고급 아파트 시장에 진입한 롯데캐슬에서 출발해 브랜드 통합과 디자인 개편, 르엘 출범으로 이어졌다. 앞으로는 브랜드별 차별성을 유지하면서 설계와 시공 품질, 입주 이후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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