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은 이날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에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추가 인가를 요구했다.
2018년 창업 이후 시장을 개척하고 이용자를 확보했지만, 정식 제도화 과정에서 예비인가를 받지 못해 기존 사업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루센트블록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부동산 조각투자 사업을 시작한 대표적인 초기 사업자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루센트블록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고, 회사는 소액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지분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 '소유'를 운영해 왔다. 회사 측은 약 5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시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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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센트블록은 사업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의사결정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허 대표는 금융당국이 사업자 수를 최대 2곳으로 제한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보고만으로 결정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국정감사에서도 인가 결정의 의결 주체와 관련한 설명이 논란이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허 대표는 "법에 따라 인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최대 2곳을 뽑는 방식으로 예비인가를 진행해 신청할 길이 없었다"며 "과연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했는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말했다. 루센트블록은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루센트블록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을 운영한 펀블 역시 사업 지속성이라는 과제를 넘지 못했다. 조찬식 대표가 이끈 펀블은 지난 7월 3일 법원의 파산선고로 운영을 종료했다. 펀블의 사업 종료는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에 진출한 초기 사업자들이 사업 지속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두 사례는 조각투자 시장의 제도화가 단순히 새로운 거래 플랫폼을 인가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규제샌드박스는 기존 규제 아래에서 사업화가 어려웠던 혁신 모델을 시험하고 시장성을 검증하도록 설계된 제도다. 하지만 실증 이후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하거나 사업을 지속할 여건을 확보하지 못하면, 초기 시장 형성에 기여한 기업의 경험과 이용자 기반이 제도권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
물론 기존 사업자의 시장 개척 이력이나 이용자 규모만으로 정식 인가를 보장할 수는 없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사업자의 재무·운영 능력은 별도로 검증해야 할 요소다. 다만 인가 기준과 사업자 수 제한의 근거, 의사결정 과정이 충분히 투명하게 설명되지 않는다면 제도화 과정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루센트블록은 실증 성과가 제도권 진입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추가 인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펀블의 사업 종료는 초기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라도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드러낸다.
조각투자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엄격한 인가 심사와 함께, 실증 단계에서 축적한 성과가 정식 제도 안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활용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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