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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흑자전환’ 일동제약, 자본잠식 계열사에 368억 베팅 ‘유동성 흔들’

기사입력 : 2026-10-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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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본잠식 아이디언스 지분 14% 취득…2600억 가치 평가
유동비율 83% 하락 및 순차입 전환…단기 현금흐름 경색 우려
성패 가를 IPO, 문턱 부담…풋옵션 보호 범위는 투자금의 43%

일동제약이 항암 신약 개발 계열사 아이디언스 주식을 취득하며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3년 연속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재무 안정성을 되찾은 상황에서 보유 현금의 70%에 가까운 대규모 자금을 적자 연구개발(R&D) 법인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다. /이미지=생성형 AI이미지 확대보기
일동제약이 항암 신약 개발 계열사 아이디언스 주식을 취득하며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3년 연속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재무 안정성을 되찾은 상황에서 보유 현금의 70%에 가까운 대규모 자금을 적자 연구개발(R&D) 법인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다. /이미지=생성형 AI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일동제약이 항암 신약 개발 계열사 아이디언스 주식을 취득하며 파이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3년 연속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재무안정성을 되찾은 상황에서 보유 현금의 70%에 가까운 대규모 자금을 적자 연구개발(R&D) 법인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일동제약의 유동성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계열사에 368억 투입



2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달 30일 계열사 아이디언스의 상환전환우선주 709만7016주를 367억5500만 원에 현금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368억 원은 일동제약 자기자본 2395억 원 대비 15.35%에 달하는 규모다. 대금은 이달 두 차례에 걸쳐 분할 지급되며, 취득 후 일동제약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13.95%가 된다.

피투자법인인 아이디언스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 자산총계는 200억 원, 부채총계 755억 원으로 자본총계는 마이너스(-)55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억4000만 원에 그친 반면 당기순손실은 128억 원으로 전년 61억9000만 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번 투자금 368억 원이 전액 신주 납입으로 유입된다고 가정해도 아이디언스의 자본총계는 -187억 원에 머문다. 2025년 수준의 순손실이 지속될 경우 단순 계산상 유입 자금은 약 2.9년이면 소진되는 상황이다.

일동제약의 아이디언스 주식매수청구권 조건 및 보호 범위. /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이미지 확대보기
일동제약의 아이디언스 주식매수청구권 조건 및 보호 범위. /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그럼에도 일동제약이 적용한 취득 단가는 평균 5179원으로, 발행주식총수 5086만3588주에 단순 대입한 아이디언스의 지분가치는 약 2634억 원이다. 이는 일동제약 시가총액 4448억 원의 59% 수준이다. 연간 매출이 1억 원대에 불과하고 자본이 마이너스인 임상 단계 바이오기업에 이 같은 가치를 부여한 것은 보유 파이프라인의 기술적 가치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손실을 막는 장치는 최대주주 일동홀딩스를 상대로 한 주식매수청구권 계약이다. 그러나 금액이 명시적으로 보호되는 범위는 시리즈 A 취득 건에 설정된 특약 159억 원에 한정돼 있어 전체 투자금의 43% 정도다. 이마저도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가 매수 상대방이어서 그룹 내부에서 위험을 부담하는 구조라는 한계가 지적된다.

단기 유동성 리스크 가중 우려



이번 투자는 일동제약의 단기 재무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금 지급이 비유동 자산인 투자주식 취득으로 이어지면서 유동성 완충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일동제약의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34억 원이다. 이번에 집행되는 368억 원은 보유 현금의 68.9%에 해당한다. 취득 대금을 단순 반영할 경우 일동제약의 유동자산은 2186억 원에서 1818억 원으로 줄어드는 반면, 유동부채는 2180억 원을 유지해 유동비율이 100.3%에서 83.4%로 떨어진다. 순현금 상태 275억 원 역시 -93억 원의 순차입 상태로 돌아서게 된다.

여기에 예정된 현금 유출 일정까지 겹쳐 있다. 일동제약은 올해 기말배당으로 최소 주당 200원, 총 63억 원을 약속했고, 펀드 출자 잔액 약정분 24억2000만 원도 남아 있다. 아이디언스 투자금까지 더하면 총 455억 원이 빠져나가 상반기 말 현금의 85%에 육박하게 된다.

일동제약의 아이디언스 취득 대금 반영 전후 유동성 변화. /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이미지 확대보기
일동제약의 아이디언스 취득 대금 반영 전후 유동성 변화. /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반면 일동제약의 자체 현금창출력은 아직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7억8000만 원, 잉여현금흐름은 6억2000만 원이다. 이자지급부채가 259억 원에 불과해 추가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 여력은 남아 있다. 다만 자체 현금 창출력이 약한 상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는 만큼 당분간 현금흐름의 경색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 분수령은 아이디언스 상장



일동제약은 2021년부터 3년간 매년 5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구조조정을 거쳤다. 차입금을 줄이고 경영 효율화를 단행한 결과 2024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2년 말 -2111억 원까지 떨어졌던 이익잉여금을 올해 6월 말 1196억 원까지 회복시켰다. 최근에는 신약 개발 계열사 유노비아를 무증자로 합병하는 등 R&D 내실화에 집중해왔다.

결국 이번 투자는 턴어라운드로 확보한 재무적 여력을 계열사의 신약 개발 동력으로 재투입하는 결정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투자 금액 하나만으로도 기존 일동제약의 경영참여 목적 타법인 출자 장부가액 164억 원의 2.2배에 달할 만큼 비중이 크다.

향후 회계 처리 방식도 관심사다. 지분 13.95%를 관계기업투자로 분류할지 금융자산으로 분류할지에 따라 아이디언스의 당기순손실이나 공정가치 변동분이 일동제약 손익에 직접 반영되는 방식이 결정된다. 해당 재무적 변화는 2026년 사업보고서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일동제약의 재무 부담을 해소할 결정적 분수령이 아이디언스 기업공개(IPO)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장에 성공해 구주 매출이나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 경로가 열려야 대규모 현금 투입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심사 강화와 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으로 계열사 상장 문턱이 대폭 높아진 점은 부담이다. 상장이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을 경우 투자금 회수 경로가 막히면서 일동제약이 안게 될 재무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이 턴어라운드 이후 확보한 현금을 계열사 신약 파이프라인에 과감히 투입했지만 단기 유동성 악화는 피하기 어렵다”며 “중복상장 규제 등으로 바이오 기업의 IPO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아이디언스가 적기 상장에 실패할 경우 풋옵션 등 한정된 안전장치만으로는 재무적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기 힘들 수 있다”고 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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