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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성공 공식 넓혔다”…정지영이 그린 현대백화점 3년 [CEO 임기보고서]

기사입력 : 2026-10-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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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성공모델 국내외 확산…온라인으로 사업영역 확대
본업 수익성 개선…안정적 인사 기조 속 유임 가능성 주목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재임 기간의 경영 성과와 과제를 돌아본다. [CEO 임기보고서]는 CEO가 추진한 주요 전략과 경영 판단이 기업의 실적과 사업 경쟁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짚는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정지영닫기정지영기사 모아보기 현대백화점 대표의 지난 3년은 ‘더현대’의 성공 공식을 확장하는 과정이었다.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거점으로 출점을 확대하고,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전략을 온라인과 해외로 넓히는 데 공을 들였다. 안정과 신중을 중시하는 현대백화점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 속에서 도전과 변화의 3년을 선보인 정 대표. 이제 재신임을 묻는 시간이 왔다.

20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정지영 대표의 임기 만료는 2027년 3월이다. 정 대표는 2023년 11월 대표이사에 내정된 뒤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그의 3년 임기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더현대 서울’의 성공이다.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 업계 최단기간에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유통 불모지로 여겨졌던 여의도를 주요 쇼핑 거점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 시절에 ‘더현대 서울’이라는 이름을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정 대표로서는 더욱 뜻깊을 만하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출점과 해외 진출을 통해 현대백화점의 성장 기반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더현대’ 성공 모델 확산…지역 넘어 해외로

정 대표가 추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는 ‘더현대’ 브랜드의 확장이다. 더현대 서울에서 검증된 공간 구성과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기존 점포와 신규 점포로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대구점에 ‘더현대 대구’라는 이름을 적용하고 점포를 재단장하는 등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여기에 광주와 부산에서도 ‘더현대’ 브랜드를 앞세운 신규 출점을 추진하며 지역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현대 부산’과 ‘더현대 광주’에는 차세대 유통 플랫폼인 ‘더현대 2.0’을 적용할 계획이다. 더현대 2.0은 백화점과 아울렛, 쇼핑몰 등 기존 유통업태의 경계를 허무는 ‘빅블러(Big Blur)’ 전략을 핵심으로 한다. 쇼핑뿐 아니라 문화와 여가, 체험 콘텐츠를 결합해 고객이 머무는 공간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더현대 부산은 2027년 상반기, 더현대 광주는 2029년 개점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두 점포는 현대백화점이 수도권을 넘어 지역 거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승부처로 꼽힌다.

국내에서 구축한 ‘더현대’ 브랜드 경쟁력을 해외로 확장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현대백화점은 K-브랜드 수출 플랫폼인 ‘더현대 글로벌’을 통해 국내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을 시작으로 대만, 태국, 홍콩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으며, 2025년 9월에는 일본 도쿄에 ‘더현대 글로벌’ 정규 리테일숍을 선보였다. 국내에서 축적한 브랜드 발굴 및 콘텐츠 기획 역량을 해외 유통시장에서도 활용하려는 시도다.

이처럼 정 대표는 더현대 서울에서 검증된 콘텐츠 경쟁력을 국내외 시장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데 주력했다.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규 출점과 해외 진출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오프라인 중심’ 현대백화점, 온라인으로 영토 넓히다

정 대표의 경영 행보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온라인 사업 강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해 유통업계가 이커머스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때도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던 현대백화점이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지난 4월 ‘더현대 하이(Hi)’를 론칭하며 “더현대 서울을 통해 오프라인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현했듯 더현대 하이(Hi)를 통해 디지털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현대 하이는 현대백화점의 기존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합한 서비스다.

이 같은 행보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2021년 개점한 더현대 서울은 당시 쇼핑 수요가 검증되지 않았던 여의도에 들어선 데다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기존 백화점의 틀을 벗어난 공간 구성과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단기간에 주요 쇼핑 명소로 자리잡았다.

당시 영업전략실장이었던 정 대표는 ‘더현대 서울’이라는 브랜딩을 비롯해 프로젝트를 주도한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더현대 서울의 성공을 경험한 정 대표가 이번에는 온라인에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구현하는 데 나선 셈이다.

더현대 하이는 가격과 할인 중심인 기존 이커머스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다. 특가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계절과 공간, 취향에 맞는 패션·리빙·식품·뷰티 상품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구조를 도입했다. 카테고리별 전문관을 숍인숍 형태로 구성한 멀티 전문관 체계도 차별화 요소다.

이는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에서 벗어나, 더현대 서울이 오프라인에서 구현했던 콘텐츠 중심의 쇼핑 경험을 디지털 공간으로 옮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다만 기존 이커머스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이 실제 이용자 확대와 수익성 확보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검증해야 할 과제다.

성적표는…수익성 개선 속 성장세 지속이 관건

정 대표가 이끈 지난 3년간 현대백화점의 본업 실적은 완만한 외형 성장 속 수익성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현대백화점 별도 기준 매출액은 2023년 1조7397억 원에서 2024년 1조7785억 원, 2025년 1조7955억 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3년 2293억 원에서 2024년 2261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25년 2648억 원으로 반등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15.5%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수익성은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13.2%에서 2024년 12.7%로 하락한 뒤 2025년 14.7%까지 상승했다. 외형 확대보다 이익 개선이 두드러진 셈이다.

올해 들어서는 백화점 본업의 성장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올해 상반기 백화점 부문 매출은 1조27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60억 원으로 47.7% 늘었다.

외국인 고객 증가와 명품·패션 등 주요 상품군의 판매 호조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핵심 점포의 집객력이 높아진 가운데 고수익 상품군의 판매 확대도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 대표가 추진한 확장 전략의 성과를 온전히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더현대 부산과 더현대 광주 등 신규 점포는 아직 개점 전이고, 온라인 플랫폼 ‘더현대 하이’와 해외 사업 역시 중장기적인 성과를 확인해야 하는 단계다.

그렇기에 정 대표의 연임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2년간 10월 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024년에는 10월 31일, 2025년에는 10월 30일 인사를 발표한 만큼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간 급격한 경영진 교체보다 조직의 안정성과 경영 연속성을 중시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백화점 등 주력 계열사 경영진을 유임하며 안정에 무게를 뒀다. 정지영 대표 역시 재임 기간 백화점 본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된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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