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는 이날 오후 2시35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1.21% 오른 47만6000원에 거래됐다. 얼라인파트너스가 SK㈜ 지분 1.50%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하면서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주주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13D 모니터 액티브-패시브 인베스터 서밋'에서 SK㈜의 기업가치가 실제 보유 자산에 비해 낮게 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운용·자문 펀드를 통해 보유한 SK 주식은 108만8753주로, 지분율은 1.50%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요 계열사의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SK㈜의 2027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약 24조4000억원으로 계산했다. 이는 지난 16일 기준 SK㈜의 시가총액 24조9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주식시장에서 평가하는 회사 전체의 주식 가치를 뜻한다.
얼라인파트너스의 계산대로라면 SK㈜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배다. PER은 기업의 주가가 이익에 비해 얼마나 높거나 낮게 평가받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PER이 낮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낮은 PER만으로 저평가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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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파트너스는 SK㈜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약 100조원으로 추산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SK㈜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은 75.0%에 달한다. NAV는 회사가 보유한 자산에서 부채 등을 뺀 순자산의 가치다. NAV 할인율이 75%라는 것은 보유 자산의 순가치가 100조원이라고 가정할 때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그보다 크게 낮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가치, SK㈜ 주가에 제대로 반영될까
SK㈜의 저평가 문제를 이해하려면 SK그룹의 지분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SK㈜는 중간 지주회사인 SK스퀘어 지분 약 32.2%를 보유하고 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약 20.0%를 갖고 있다. 이를 곱하면 SK㈜가 SK스퀘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한 SK하이닉스의 경제적 지분은 약 6.5%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같은 구조에서 SK하이닉스의 가치가 두 차례 낮게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의 지분을 보유한 SK스퀘어에서 한 번, SK스퀘어의 지분을 보유한 SK㈜에서 다시 한 번 기업가치가 할인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가 올라도 그 효과가 SK㈜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SK㈜의 기업가치를 높이려면 계열사의 실적 개선뿐 아니라 주주환원 확대와 자본 운용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게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장이다.
시장의 관심은 SK㈜가 새롭게 내놓을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른바 '밸류업 플랜'에 쏠리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SK㈜가 2024년 발표한 첫 밸류업 계획에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얼마나 낮게 평가받는지 보여주는 NAV 할인율의 구체적인 축소 목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SK스퀘어는 NAV 할인율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과 경영진 보상체계를 연계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인 뒤 없애는 방식이다.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개선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SK스퀘어의 NAV 할인율은 61.4%에서 45.2%로 낮아졌다. SK㈜가 첫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2024년 10월 28일 이후 주가 상승률도 SK㈜는 204%, SK스퀘어는 746%를 기록했다.
다만 두 회사의 주가 상승률 차이를 밸류업 정책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각 회사의 사업 구조와 보유 자산, 실적 전망, 반도체 업황 등 여러 요인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분 공개 이후 실제 행동이 중요
이번 주가 급등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 보유 공개를 계기로 SK㈜의 저평가 문제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장에서는 SK㈜가 보유 자산의 가치를 주가에 더 잘 반영하고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다만 지분 1.50%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구체적인 경영 개입이나 지배구조 개편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앞으로 어떤 주주제안을 내놓을지, SK㈜가 이를 밸류업 계획에 반영할지가 변수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주가 상승보다 SK㈜가 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을 얼마나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오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얼라인파트너스의 문제 제기가 SK㈜의 저평가 해소 기대를 키웠지만,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실제 정책 변화와 실행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 시장의 기대가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 발표될 밸류업 계획과 그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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