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판관비 다이어트로 OPM 개선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이달 28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ETC 영업·마케팅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해 비상장 완전자회사 보령파마솔루션을 설립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임시 주총 승인을 거치면 보령파마솔루션은 내년 1월 4일 출범하게 되며, 보령은 보령파마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그동안 보령은 간판 품목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를 중심으로 외형을 넓혀왔다. 여기에 대표 항암제 ‘탁소셀’과 오리지널 의약품을 직접 인수하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으로 젬자·알림타·조프란 등을 확보하며 연매출 1조 원 클럽에 안착했다.
그러나 판권 인수 및 외형 확대 과정에서 판관비 비중 역시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세에 비해서는 영업이익률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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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영업·마케팅 조직을 독립법인화함에 따라 보령파마솔루션은 커머셜 전문 플랫폼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존속법인 보령은 고정비 부담을 경감해 연구개발(R&D) 중심의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이루는 구조다.
자사주 177만 주 처분…‘3% 룰’ 정관 명시
국내 산업계에서 영업부문 물적분할은 인력 이탈과 소액주주 가치 훼손 등 내부 반발과 주주 우려를 야기하곤 했다. 보령은 지난 9월 12일 분할계획서 공시와 함께 내·외부 리스크 관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선 내부 조직의 동요를 막기 위해 주식 보상안을 제시했다. 보령은 보유 자사주 중 49.3%에 해당하는 177만4000주(약 150억 원 규모)를 처분해 전 직원에게 250주씩 즉시 지급하고, 잔여 재원은 핵심인재 대상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보상에 활용하기로 했다. 영업조직이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더라도 모회사 주식을 통해 기업가치를 공유하도록 설계해 인재 유출을 막고 성과주의 문화를 이식하겠다는 취지다.
외부 소액주주들의 가치 훼손 우려에 대해서도 공시 장치를 마련했다. 보령은 분할계획서 및 정관 변경안을 통해 보령파마솔루션의 독자적인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음을 밝혔으며, 향후 예외적인 상장 추진 시에도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3% 룰’을 적용받도록 정관에 명시했다.
3% 룰은 신설 자회사 상장 안건 승인 시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합산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해 소액주주의 표결권을 강화하는 제도다. 경영진이 대주주 독단으로 신설 자회사를 상장시켜 모회사 주주가치를 분산하는 중복상장(쪼개기 상장)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미지 확대보기500억 매수청구권 변수…‘3세 경영’ 안착 과제
이번 분할의 단기적 관문은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다. 보령은 반대주주가 이달 27일까지 반대의사를 통지하고, 28일부터 오는 11월 17일까지 주당 8924원의 예정가격으로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매수청구 금액이 500억 원을 넘을 경우 이사회 결의를 통해 분할을 철회할 수 있어, 반대의사 통지 마감 전후 주주 표심과 시장 주가의 매수가격 대비 프리미엄 여부가 분할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구조적으로는 이번 보령파마솔루션 출범이 김정균 대표 체제의 지배구조 정비를 완성하고, 그 위에 본업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얹는 작업으로 읽힌다. 보령그룹 지주사인 보령홀딩스는 지난 5월 보령파트너스를 흡수합병하며 보령 지분 50.8%를 확보했고, 김 대표 역시 보령홀딩스 지분 51.3%를 갖춰 지배구조 상단의 승계 기반을 다졌다.
지주사 단일화로 지배력을 확고히 한 김 대표에게 이제 남은 본질적 과제는 사업회사 보령의 주가 제고와 지속 가능한 배당 재원 확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령파마솔루션이 영업 인력·마케팅 비용 등 고정비를 분리해 판관비 효율화를 맡고, 존속법인 보령은 확보된 재무 여력을 R&D에 집중하는 구조다.
보령은 최근 재발성·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 ‘보스몰리십(BR101801)’의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향후 1년간 추적 관찰을 거쳐 2028년 임상 2상을 마친 뒤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영업 고정비를 정리한 존속법인이 차세대 항암제 파이프라인 개발 등 R&D에 자원을 집중해 본업 밸류업을 이루겠다는 의도다.
이러한 본사 R&D 역량 강화와 RSU 체계 확립은 김 대표가 추진해 온 신사업(우주·헬스케어 CIS 프로젝트) 확장과 제약 본업 수익성 극대화라는 밸류업 전략의 핵심 축으로 연결된다.
투자업계(IB) 관계자는 “보령의 이번 영업 부문 물적분할은 단기적으로 500억 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 대금 대응 등 재무적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영업 고정비를 털어내고 체질을 개선하는 묘수가 될 수 있다”며 “보령파마솔루션의 커머셜 턴어라운드와 본사의 R&D 가치 제고가 시너지를 낸다면 김정균 대표의 3세 경영 리더십을 입증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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