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김정균 보령 대표가 우주 헬스케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9년 미국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 방문이었다. 당시 그는 “아픈 사람이 우주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으나 뚜렷한 답을 듣지 못했다. 이 질문이 그의 문제의식을 자극했고, 이후 보령의 우주 프로젝트가 싹을 틔우게 됐다.
김 대표는 취임 첫해 CEO 레터에서 우주 사업 비전을 처음 제시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인류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한 끝에 우주라는 새로운 공간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보령은 2020년 시작한 CIS 프로젝트(‘Cosmic Innovation for Space Health’)를 본격화했다. 2022년 8월 열린 CIS 챌린지에는 미국·벨기에·싱가포르·영국 등 글로벌 우주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참여해 우주 환경에서 발생하는 의학적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보령은 이 중 6개 팀을 최종 선정해 1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와 글로벌 항공우주 엑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Starburst)가 공동 파트너로 참여했다. 보령은 2022년 액시엄 스페이스에 6000만 달러(약 882억 원)를 투자했는데, 이는 회사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였다.
2023년에는 액시엄 스페이스와 함께 지구 저궤도(Low Earth Orbit·LEO)에서 공동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할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저궤도는 미래 우주 탐사와 산업화의 전초기지로 경쟁이 치열한 핵심 영역이다. 보령은 여기에 더해 지난해 미국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우주 생태계와의 협업 영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우주 사업의 수익성과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합작법인 ‘브랙스(BRAXX)’가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는다.
김 대표가 구상하는 보령의 우주 사업은 단순한 ‘우주용 의약품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그는 “지상 미세중력·지구 저궤도·달 표면 등 다양한 우주 환경에서 연구개발 인프라를 확보해 실제 신약 연구와 실험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우주에서의 신약 개발, 우주 전용 의약품, 우주식 개발 등 제한 없는 미래 먹거리 탐색이 목표다.
문제는 자금이다. 보령은 우주 사업에 약 7000만 달러(약 1029억 원)를 투입하면서 단기 유동성 지표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본사 사옥 매각(1315억 원), 백신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매각(3200억 원), 회사채 발행(2000억 원) 등을 통해 5000억 원 이상을 확보하며 재무적 부담을 완화했다.
실제 보령의 당좌비율은 2023년 93.4%에서 지난해 168.1%로 개선됐다. 작년 당좌자산은 40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고, 유동부채는 2393억 원으로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단기투자자산(1140억 원)과 비유동 금융자산(7466억 원) 규모도 확대되며 우주 사업 지속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보령뿐 아니라 머크·일라이릴리·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도 이미 우주 사업에 적극적이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보령이 가장 대표적으로 우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우주의학 시장은 2023년 약 1조2000억 원에서 2030년 2조3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제약 본업을 기반으로 미래 우주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하는 보령이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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