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콜마그룹 지주사인 콜마홀딩스는 최근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콜마그룹의 3대 핵심축인 화장품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에서 유독 건강기능식품 사업만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허덕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현재 경영진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이끌 만한 역량이나 전략이 부재하다고 꼬집었다. 사실상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콜마비앤에이치의 기대와 다르게 콜마생활건강은 매해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브랜드 출범 후 2021년 52억 원의 적자를 내더니 2022년 15억 원, 2023년 29억 원, 2024년 27억 원 등 누적적자 100억 원을 넘기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콜마비앤에이치 실적도 올 1분기 들어 역성장이 뚜렷해졌다. 매출은 전년보다 14.7% 빠진 1367억 원을, 영업이익은 62.1% 급감한 36억 원에 그친 것이다.
콜마홀딩스 측은 “2020년 8월 2조1000억 원에 달했던 콜마비앤에이치 시가총액이 4년 뒤인 현재 4000억 원대로 쪼그라들었다”며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실패가 명확하고,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회복도 없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윤동한 회장은 지난 5월 15일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의 화장품·제약 사업 부문을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맡기로 한 것은 충분히 합의한 결과”라고 밝힌 바 있다.
콜마홀딩스 측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라며 “시총 4000억 원대에 불과한 콜마비앤에이치를 매각해서 1조 원이 넘는 HK이노엔을 인수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콜마그룹 오너 간 경영권 분쟁은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대표 간 남매 갈등에 그치지 않고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윤동한 회장이 등판하면서 가족 갈등으로 확산했다. 윤동한 회장은 아들 윤상현 부회장에 증여한 주식을 돌려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동시에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주식 처분을 막아달라며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법원은 최근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콜마그룹 지배구조는 재편된다. 콜마홀딩스 지분구조를 보면, 현재 윤상현 부회장이 지분 31.75%(1089만316주)로 최대주주다. 이어 윤여원 대표가 7.45%(255만6000주)를, 윤동한 회장이 5.59%(191만8726주)를 갖고 있다.
윤동한 회장이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증여 주식 460만 주를 반환받는다. 이 경우 윤동한 회장 지분은 19.01%(651만8726주)로 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반면 아들 윤상현 부회장의 지분은 18.34%(629만316주)로 줄어든다.
이와 관련, 윤여원 대표는 지난 2019년 가족 간 합의에 따라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이 자신에게 있다며, 아버지의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 주(무상증자 후 460만 주)가 윤상현 부회장에게 간 것도 (가족 간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부 증여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콜마홀딩스 측은 “부담부증여가 아니라 가족 간 합의로 이뤄진 단순증여계약이다”라며 “이번 가처분 소송 인용도 본안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적으로 인용되는 절차로, 부담부증여 관련해 공증 같은 것은 따로 없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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