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애경그룹 모태이자 국내 화장품 기업 ‘BIG 3’에 꼽히는 애경산업의 새 주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매각가가 약 6000억 원대로 추산되는 가운데, 예비입찰 참여자 중 최종 4곳이 가려졌다. 유력 후보자로 거론됐던 호반그룹과 동원그룹, 동국제약 등은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최근 4곳의 인수 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해 개별 통보했다. 앞서 삼정KPMG는 지난달 19일 애경산업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7곳의 기관이 인수의향서(LOI) 제출했다. 매각 대상은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가 보유한 애경산업 주식(지분율 약 63.38%)이다.
숏리스트에 들어간 4곳은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태광산업 투자 전문 자회사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티투PE) ▲폴캐피탈코리아 ▲일본 라이온코퍼레이션 컨소시엄이다. 이들은 애경산업이 제시한 매각가 600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애경산업의 현재 시가총액이 4000억 원대에 그치는 것을 고려하면 협상 과정에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정KPMG는 숏리스트 4곳에 대해 약 두 달간의 실사 기회를 준다. 이어 본입찰을 진행하고, 이르면 올 3분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번 매각과 함께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순탄하게 체결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애경산업 인수전이 앵커PE와 태광산업 간 2파전을 예상하고 있다. 앵커PE는 기존 블라인드펀드에 축적된 1조 원 규모의 자금(드라이파우더)을 갖고 있다. 앵커PE는 지난 2019년 중소 K-뷰티 제조사인 더마펌을 인수한 바 있다. 앵커PE가 이번 애경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화장품 사업을 한층 강화하려는 포석이 깔렸다.
태광산업은 최근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신사업에 골몰하고 있다.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개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1조5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K-뷰티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애경산업 인수전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의 투자 전문 자회사인 티투PE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공동운용(Co-GP) 계약을 맺고 재무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한편, 애경산업 매각설과 함께 유력 후보자로 거론됐던 호반그룹과 동원그룹, 동국제약 등은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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