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사업에 있어 신중하고,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정지선닫기

울산동구점은 울산점 분점으로 통합됐고, 부산점은 도심형 아울렛 ‘커넥트현대’로 업태를 전환했다. 서울 지역 백화점들이 매출이 3조에까지 이르는 동안 지방 점포는 부진을 떨치지 못하면서 ‘백화점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 회장은 오히려 공략 대상을 ‘지방’으로 택했다. 안 되는 곳은 과감히 접고, 미래 성장성이 큰 곳들을 선점해 ‘신흥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의 지방 점포 출점은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충청북도 청주시에 지역특화 도심형 복합 쇼핑몰 ‘커넥트현대 청주점’을 오픈한 데 이어 오는 2027년 부산과 광주 지역에 ‘더 현대’를 출점한다. 또 오는 2028년 개장을 목표로 경북 경산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열 계획이다. 향후 문을 여는 점포에만 총 2억2000억 원이 투입된다.
현대백화점이 진출하는 각 지역은 향후 미래 성장성이 큰 곳들로 평가된다. 신도시가 들어서고, 대규모 주거단지가 예정된 데다 풍부한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부산과 광주에는 기존 ‘더현대’에서 한 단계 진화한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 ‘더현대 2.0’ 모델을 도입한다. 백화점과 아울렛, 쇼핑몰 등 전통적인 유통 경계를 허무는 ‘빅블러(Big Blur)’ 전략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해소될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2027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는 ‘더현대 부산’은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저동 에코델타시티 특별계획구역 내 11만1000㎡(약 3만3000평) 부지에 연면적 20만㎡(약 6만 평) 규모로 들어선다.
에코델타시티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중심에 위치한 미래형 수변 스마트시티로 인근에는 호텔, 컨벤션, 전망대, 미술관 등 다양한 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김해국제공항과 인접해 있고 KTX·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가 밀집한 지역인 데다 향후 에코델타시티 내 도시철도 등도 예정돼 있어 서부산은 물론 영남권 쇼핑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
같은 해 하반기에 문을 여는 ‘더현대 광주’는 광주광역시 북구 옛 전남·일신방직 터에 들어선다. 부지면적 3만2364㎡에 연면적 27만3895㎡(지하 6층·지상 8층) 규모로, 더현대 서울의 1.5배 크기다.
특히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는 곳은 4315세대의 주거시설과 업무·상업시설, 특급호텔, 역사공원 등으로 조성된 ‘챔피언스시티’로, 해당 지역의 대표 상권이 될 수 있단 관측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2.0 부산은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 자연 환경을 반영해 각 점포가 그 도시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공간으로 기획된다”며 “같은 해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광주광역시에 추진 중인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도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의 표본이 될 더현대 2.0 모델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문을 연 ‘커넥트현대 청주점’은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로 청주 고속터미널에 위치해 있다. 대전·충남·세종은 물론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와 인접해 충청권 전역에서 뛰어난 접근성을 갖췄다.
특히 신도심 개발이 진행 중인 가경동 일대는 주거·상업·오피스가 밀집한 입지적 강점과 편리한 교통망을 자랑하고 있어 커넥트현대 청주점이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 성장률은 5% 이하로 저성장시대 국면에 접어 들었다. 기존 프리미엄만으로 승부를 볼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F&B로 많은 소비자들을 이끄는 것처럼 체류시간을 더 늘리기 위한 쇼핑몰과 같은 특성을 가져야 한다. 백화점 업계도 새로운 접근 방식을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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