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배터리 제조사는 전기차 모델별로 공급기간과 물량을 포함한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는다. 일반적으로 완성차는 2~3곳의 배터리 기업과 거래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자 한다. 배터리 공장을 합작투자 하는 경우도 많은데 완성차는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받고, 배터리사는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라이벌 BMW는 i4·5·7 등 대부분 모델에 삼성SDI 배터리를 넣고, iX1·3 등 일부 보급형 모델엔 CATL 배터리를 채택했다.
폴스타의 경우에도 한국 첫 모델인 폴스타2에는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썼다가, 오는 10월 출시를 앞둔 폴스타4에는 CATL 배터리를 넣는다.
현대차·기아도 작년부터 배터리 투트랙 운영을 하고 있다. 중형급 이상 주력 모델에는 국내 배터리를, 소형급 전기차에 CATL 제품을 사용하는 식이다. 예를들어 현대차 아이오닉5(SK온), 아이오닉6(LG에너지솔루션), 기아 EV6·EV9(SK온) 등에는 국산 배터리를 넣었다. 최근 다시 내놓은 현대차 신형 코나 일렉트릭, 기아의 레이·니로EV 등엔 CATL의 NCM 배터리를 국내에서 탑재했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보급형 모델의 경쟁력을 위해 중국 배터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을, 기아는 SK온 배터리를 선호했다. 이 같은 기조가 변한 것은 2020년 코나(OS)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다. 당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 원인과 리콜 분담금 비율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후 현대차는 아이오닉5·ST1와 제네시스 GV60 등 신형 전기차에 SK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국내 시장에서도 CATL 제품을 쓰기 시작했다.
KG모빌리티는 배터리 파트너로 낙점한 중국 BYD의 LFP 배터리를 쓴다. 지난 2022년 처음으로 출시한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넣었는데 역시 물량부족으로 제대로 생산하지 못했다.
수입 전기차 1위 테슬라는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력 모델인 모델3·Y의 후륜구동은 CATL LFP 배터리를, 롱레인지 퍼포먼스엔 LG에너지솔루션 NCM 배터리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배터리 강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SNE리서치가 올해 상반기(1~6월)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CATL이 27.2%로 1위로 올라섰다. BYD는 작년 1.7%에서 3.7%로 뛰며 6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5%로 1위에서 2위로 떨어졌다. 3위는 SK온(10.5%)과 삼성SDI(9.9%)가 차지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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