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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먹여살리다 ‘적자’ 위기 내몰린 갤럭시

기사입력 : 2026-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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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폭등에 모바일 실적 악화
갤노트 발화 사건후 최악 분위기
노태문 사장 “적자 가능성” 언급

반도체 먹여살리다 ‘적자’ 위기 내몰린 갤럭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노태문닫기노태문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사장이 스마트폰 출범 이래 역대 최악의 실적 위기에 직면했다. 반도체 가격 폭등으로 올해 MX(모바일) 사업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하반기 중 사상 첫 분기 적자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등 구조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태문 사장은 지난달 27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최근 임금협상 과정과 결과로 많은 분이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며 “DX부문 경쟁력을 회복하고 다시 성장 흐름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원 과반(73.7%) 찬성으로 가결된 직후 전달됐다. 노 사장은 DX부문과 DX 핵심 조직인 MX사업부를 맡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안은 DS(반도체) 부문 중심으로 합의됐다. 그 결과 사업성과(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금액에 상한이 없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앞으로 10년간 DS부문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올해 DS 영업이익 전망치 300조 원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약 6억 원어치 자사주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DX 직원들에게는 상생협력 명목으로 600만 원어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무려 100배 차이다. ‘한 지붕, 두 삼성’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성과급 격차에 DX 내부에서 실망감이 터져 나오자, 노 사장이 조직 분위기를 달래기 위해 직접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은 2010년 갤럭시 S 시리즈가 나온 뒤 매년 영업이익 10조 원가량을 벌어들이는 핵심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왔다. 특히 ‘스마트폰 혁명’ 절정기인 2013년에는 갤럭시 S4를 앞세워 약 25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글로벌 모바일 사업은 과거 폭발적 성장기를 뒤로하고 수년째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기술 상향 평준화, 경기 침체로 인한 제품 교체 주기 연장, 신흥 시장 부진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이에 회사 경영진은 반도체 사업에 자본을 집중하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에 약 52조7000억 원을 집행했는데, 이 가운데 약 90%인 47조5000억 원을 DS부문에 투입했다.

올해 MX사업부 실적은 스마트폰 사업 시작 이후 역대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개 증권사(삼성·신한·키움·한화·한국투자·iM·메리츠)가 내놓은 MX사업부(네트워크 포함) 2026년 평균 영업이익 추정치를 산술평균해보니 4조9000억 원이었다. 2025년(12조9000억 원) 대비 62% 감소한 수치다. 일부 증권사는 오는 3~4분기 중 분기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MX사업부가 가장 저조한 분기 영업이익을 낸 건 2016년 3분기다. 당시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와 관련한 대규모 리콜 충당금 영향으로 영업이익 10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적자는 아니었고, 갤럭시 S7 등 주력 모델 판매 호조로 다음 분기에 곧바로 반등했다.

그러나 올해는 과거와 다른 위기감이 감지된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지난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2조8000억 원 영업이익을 냈다. 그럼에도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MX사업부는 2분기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유지했다. 조성혁 MX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2분기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원가 부담이 가중되겠지만 비용 경쟁력 확보로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태문 사장도 임원회의에서 DX부문 연간 적자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직 내 긴장감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MX사업부 수익성 부진의 핵심 원인은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분기 대비 각각 약 50%, 90% 수준으로 급등했다. 스마트폰 내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도 기존 25~30%에서 40~50%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반도체 원가 부담을 일부 상쇄하기 위해 갤럭시 S26 가격을 전작인 S25 대비 16~20% 인상했다.

반면 경쟁사 애플은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17e에 메모리 용량을 늘리면서 가격을 동결하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통신 3사와 일부 유통사는 갤럭시 S26 출시 후 2개월 만에 이례적인 할인을 단행했는데, 이는 해당 제품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MX사업부 올해 초과이익 성과급(OPI)도 대폭 삭감될 전망이다. MX사업부는 지난 3년간 연속으로 OPI 상한인 50%를 부여받았다. 만약 연간 영업이익이 4조 원 후반대에 그칠 경우, 단순 추산으로 OPI 지급률은 10% 후반대로 예상된다. OPI 산정 기준이 되는 경제적부가가치(EVA) 계산식에는 원가 상승에 따른 자본비용(WACC)이 반영되므로 실제 지급률은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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