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공급대책을 통한 부동산 가격 하락 시도는 이미 전임인 문재인정부 당시에도 비슷하게 쓰였지만 역효과만 낳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행보를 두고도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꾸준한 공급 시그널을 준다는 의의 자체는 긍정적이나 집값 하락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브레이크 없이 상승하고 있다. 2020~2021년 저금리 시기 폭등기를 넘어 2018년 수준까지 폭등하는 모습이다. 이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주 연속, 전세가격은 61주 연속으로 상승 중이다.
성수·강남3구 등 선호도가 높은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상승 거래가 발생하는 가운데, 이 같은 상승기류가 나머지 지역까지 퍼지면서 전체 상승폭을 밀어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성수동에서는 직전 최고가보다 40억 이상 오른 거래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무주택자의 공급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공급 확대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청약 지연·불어나는 공사비…3기신도시 적기 공급 여부 불투명
또 남양주 왕숙 B2 블록(539가구)과 구리갈매역세권 A1 블록(1125가구)은 올해 9월에서 내년 7월로 본청약이 10개월 늦어진다. 올해 11월 본청약이 공지됐던 남양주왕숙 A1·A2·A24·B1·B17 블록 역시 일정이 8∼12개월 연기됐다. 시흥거모 A6 블록(455가구) 신혼희망타운 본청약은 올해 12월에서 2026년 7월로 19개월 지연된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단지 일부에서 사전청약 후 문화재 발굴, 법정보호종 발견 등으로 본청약이 지연되었으나, 지구 조성, 착공 등 3기 신도시 전체 일정은 정상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올해 3기 신도시 5개 지구에서 착공되는 1만 가구의 경우 인천계양, 하남교산, 고양창릉, 남양주왕숙, 부천대장 모두 지구착공(2022~2023년) 및 연내 주택착공 예정, 평균 토지보상 99%, 지장물보상 95% 완료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사 상황 자체도 여의치만은 않다. 여전히 고금리 등으로 금융조달비용이 만만치 않고, 물가 역시 천정부지로 높아진 상태라 공사에 속도가 붙기가 쉽지 않다.
3기신도시의 첫 타자인 인천계양지구 예로 들면,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A2 블록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총사업비는 3364억원으로 변경 승인됐다. 지난 2022년 1월 사업계획승인 때보다 688억원(25.7%)이나 오른 것이다. A2 블록과 함께 사업계획이 승인된 바로 옆 A3 블록의 총사업비도 1754억원에서 2355억원으로 580억원(33.1%) 급증했다.
각 블록의 추정 분양가는 A2 블록 59㎡가 3억5600만원, 74㎡는 4억3700만원, 84㎡가 4억9400만원이었다. 그러나 증액된 사업비를 고려하면 올해 9월 본청약 때 확정되는 최종 분양가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에 3기 신도시 공공분양주택의 확정 분양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 지연으로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이 늦어지는 곳일수록 사전청약 당첨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분양가를 받아 들고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이번에는 인천계양의 사업비만이 변경됐지만 나머지 남양주왕숙·고양창릉 등의 지역도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토지보상 문제 등이 겹치며 착공이 늦어져 안 그래도 공사비 인상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정치적인 이슈들이 계속해서 발생한 결과 3기신도시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될 위험도 있어 이 프로젝트가 또 하나의 거대한 희망고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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