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수도권 집값 상승 속도가 예상 이상”이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낸 반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추세적 상승은 없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펴 정부 안에서도 현재의 집값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직후 0%대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불었던 '영끌'·'빚투'와 같은 가계대출 광풍과 집값 폭등이 재연되도록 놔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창용 총재의 우려대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브레이크 없이 상승하고 있다. 2020~2021년 저금리 시기 폭등기를 넘어 2018년 수준까지 폭등하는 모습이다. 이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9주 연속, 전세가격은 60주 연속으로 상승 중이다.
7월 2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0.24%까지 크게 확대됐다. 이 같은 상승폭은 유례없는 0%대 저금리로 시중유동성이 폭증했던 2020~2021년보다도 높은 수치로, 2018년 9월 3주(0.26%)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주여건 양호한 선호단지 위주로 매수문의 지속 및 매도 희망가격이 높아지면서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있으며,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인근 단지에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이) 추세적으로 상승 전환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현재 상승세에 비해 "지역적,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잔 등락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어느 정부 때처럼 몇 년간 계속 오르는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가 ‘믿는 구석’은 또 있다. 오는 9월 시행될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통한 가계대출 억제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출 이용 기간에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DSR을 산정할 때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정부는 9월 1일부터 기본 스트레스 금리인 하한금리 1.5%에 적용되는 가중치를 50%로 상향, 스트레스 금리를 0.75%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적용 대상을 은행권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로 확대하되, 신용대출은 잔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로 제한할 예정이다.
박상우 장관은 이어 "(최근 집값 상승세는) 수급의 문제라기보다는 금융장세적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전 정부적으로 가계부채 관리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금융장세적인 성격의 장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20조5000억 원 불어난 1115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해 상반기(4조1000억 원)의 5배에 달했다. 각종 정책대출 영향으로 주담대가 26조5000억 원이나 폭증하며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 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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