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착공 2개월여를 맞이한 인천계양지구 일대를 한국금융신문이 찾았다. 지난 2021년 지구지정 이후 3년만에 다시 찾은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 일대는 착공에 들어간 이후 공사 가벽이 둘러쳐져 있어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모습이었다.
계양지구는 귤현동·동양동·박촌동 일대 333만㎡(101만 평)에 조성되며 공공주택 9000가구를 포함해 총 1만7000가구가 들어선다. 이번에 착공하는 물량은 계양지구 28개 주택 블록 중 2021년 7월 사전청약을 받은 A2와 A3블록 총 1285가구 규모다.
하지만 아직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굴포천 일대 일부에 불과했고, 나머지 지역은 아직 정비가 끝나지 않았는지 수풀과 쓰레기가 무성하게 쌓여있었다. 국토교통부는 계획대로 공사가 이뤄지면 2026년 12월에는 인천계양지구의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재 모습으로는 도저히 2년 안에 공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는 들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현장 곳곳에 ‘경작일체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곽에는 아직 농사가 이뤄지고 있는 흔적도 있었다.
공사현장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착공 2개월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많지 않고, 토공사(터 파기, 평탄화 작업) 등만 조금씩 가능하다“고 귀띔하는 한편, ”인천계양 공공주택공사처럼 공사 범위가 넓고 원래 농경지였던 곳들은 특히 제초를 비롯해 복잡하지는 않아도 품이 많이 드는 작업들이 많기 때문에 기초작업에 소요되는 기간이 훨씬 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인천시는 계양구 귤현·동양·상야동 일대 토지 0.72㎢(592필지)를 이달 13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 구청장의 허가 없이 토지거래를 할 수 있다.
◇ 천정부지 공사비에 본청약시 최종분양가 인상 가능성…거대한 희망고문 되나
3기신도시의 첫 타자라고 할 수 있는 인천계양지구의 진짜 문제점은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는 공사비와 인건비 문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착공에 들어간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A2 블록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총사업비가 3364억원으로 변경 승인됐다. 지난 2022년 1월 사업계획승인 때보다 688억원(25.7%) 오른 것이다.
A2 블록과 함께 사업계획이 승인된 바로 옆 A3 블록의 총사업비도 1754억원에서 2355억원으로 580억원(33.1%) 급증했다. 당초 사업계획승인 당시 입주 예정일은 2026년 6월이었으나 2026년 12월로 6개월 밀렸다.
각 블록의 추정 분양가는 A2 블록 59㎡가 3억5600만원, 74㎡는 4억3700만원, 84㎡가 4억9400만원이었다. 그러나 증액된 사업비를 고려하면 올해 9월 본청약 때 확정되는 최종 분양가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에 3기 신도시 공공분양주택의 확정 분양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 지연으로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이 늦어지는 곳일수록 사전청약 당첨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분양가를 받아 들고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이번에는 인천계양의 사업비만이 변경됐지만 나머지 남양주왕숙·고양창릉 등의 지역도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토지보상 문제 등이 겹치며 착공이 늦어져 안 그래도 공사비 인상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정치적인 이슈들이 계속해서 발생한 결과 3기신도시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될 위험도 있어 이 프로젝트가 또 하나의 거대한 희망고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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