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 매출 4231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30%, 89% 줄며 어닝쇼크에 준하는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대형 신작 부재한 상황에서 리니지 3형제 매출 감소 영향이 주효했다. 구체적으로 ▲리니지M 1196억원 ▲리니지W 901억원 ▲리니지2M 549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 54%, 36% 줄어들었다.
엔씨소프트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홍원준 CFO는 1970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미국 하버드대 MBA를 수료하고 홍콩 모건스탠리와 영국 센토러스 캐피탈을 거쳐 한국 UBS증권 IB부문 대표에 앉았다. UBS 퇴사 후에 SK케미칼 사외이사로 합류하기도 했다. 이후 스톤브릿지캐피털 파트너로 역임돼 해외투자 부문을 총괄했다. 엔씨소프트에는 지난 2021년 합류했는데, 당시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투자 역량과 미래 성장동력 강화”라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IB 업계에서 굵직한 자리를 거쳐온 것과 달리 홍 CFO는 엔씨소프트에 합류된 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여러 개의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한 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주가나 실적 등 다방면에서 유의미한 건을 발굴하기 위해 그간 소식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엔씨소프트가 투자한 건들이 대부분 부진한 성적 탓에 매각이나 청산 절차를 밟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실제 회사는 케이팝 팬덤 앱인 '유니버스'부터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AI 자산운용사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등 여러 부문에 투자했으나 실적 부진으로 매각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주주 입장에서 현금을 그냥 쌓아만 두는 게 능사는 아니다. 현금성자산은 이자가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해도 미미한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제때 투자를 단행하지 못해 경쟁력 강화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우려도 있다. 실제 엔씨소프트 주주들은 회사가 보유 현금량에 비해 투자 성과가 없다는 점을 여러 번 문제 삼아왔다.
홍 CFO는 세 가지 조건을 고려해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ESP(조정 주당순이익)는 절대 훼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희망적인 전망만으로 회사에 부담이 되는 인수합병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에 투자하며 이용자 베이스와 지역 측면에서 확장성을 고려해 이에 부합하는 경우 합병 논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논의 중인 기업이 있지만 M&A 특성상 사인하기 전까지 변수가 많다”며 “가급적이면 좋은 결과를 시장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45분 기준 기준 엔씨소프트 주가는 25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2021년 2월 장중 한때 104만8000원으로 치솟은 뒤 약 75% 하락했다. 이달 2일 열린 야심작 ‘TL’의 쇼케이스 이후 상승 추세를 보이다가 하락세로 다시 전환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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